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중국에서 고위 임원을 비롯한 직원들이 뇌물을 수수했다는 제보를 받아 대규모 조사에 착수했다고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지난 7일 이러한 내부 제보가 담긴 서한을 받았으며 현재 외부 법률 자문과 함께 집중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아디다스가 받은 서한은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 아디다스 중국 사업부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며 공유됐던 내부고발 서한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서한은 아디다스 마케팅 예산 담당자인 고위 관리자 등을 포함한 복수의 중국 사업부 임직원이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서한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연간 마케팅 예산은 2억5000만유로에 달하지만 대부분 부패와 연계됐다.
다른 부서 소속인 한 고위 관리자 역시 수백만달러의 현금과 함께 부동산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이 서한은 덧붙였다.

아디다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까지 중국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왔으나, 이후 셧다운 장기화 여파, 신장 면화 논란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앞서 2022년 중화권 담당 대표를 교체한 것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다.
당시 중국 대표로 취임한 중국 란제리 제조업체 코스모레이디 출신 아드리안 시우는 애국적 의류 라인을 앞세워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과 정신을 되찾겠다고 선언했었다.
현지에서는 아디다스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두 자릿수 반등 등이 기대됐으나, 이러한 부패 사실이 확인되면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특히 이번에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된 인물 중 1명은 시우 대표가 고용한 인물로 확인된다.
한 관계자는 익명의 서한을 작성한 이가 부패 혐의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공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매우 민감한 내부 기밀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SNS에서 확인된 서한에는 마케팅 예산 담당 고위 관리자가 마케팅 부서를 개인 이익을 위한 플랫폼화하는가 하면, 부패 혐의로 해고당했던 전 임원의 리베이트 사실을 은폐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또한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격리조치 등을 통해 강제 퇴사로 내모는 등 괴롭힘도 만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