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폭행에 딸 잃은 엄마 “제2의 피해자 없게 엄벌해야” … 국민청원 동의 5만명 돌파

‘거제 전 여친 폭행 사망사건’에 대한 재판을 앞둔 가운데 피해자 여성의 부모가 올린 가해자 엄벌 촉구 국민청원이 5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피해자 A 씨의 어머니는 지난 14일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제폭력 관련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이란 이름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행복한 일상이 4월 1일 오전 9시 스토킹 폭행을 당했다는 전화 한 통으로 무너졌다”는 말로 시작됐다.

어머니 B 씨는 “20대의 건장한 가해자는 술을 먹고 딸아이 방으로 뛰어와 동의도 없이 문을 열고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던 딸아이 위에 올라타 잔혹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했다.

“응급실을 간 사이 가해자는 피해자 집에서 태평하게 잠을 자는가 하면, 10일 딸 사망 후 11일 긴급체포에서 풀려나 13일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다니며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겠다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흘간 장례를 치러지는 동안에도 조문도 용서를 구하는 통화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사춘기 막내는 누나의 방을 보면 누나 생각이 나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해자가 우리 집 주소도 알고 있고 가족들 심신도 피폐해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B 씨는 “당장에 분노를 가해자에게 쏟아내고 싶지만 남은 아이들을 보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게 하고 싶다”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있어선 안 된다.
우리 가족과 같은 고통을 받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딸은 가해자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것으로 나왔지만 가해자는 상해치사, 주거침입, 스토킹으로만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을 숨지게 해 놓고도 형량이 3년 이상 징역밖에 안 돼 형을 살고 나와도 가해자는 20대”라며 “치사는 실수로 죽인 것이지만 가해자는 명백히 아이를 죽이기 위해 목을 조르고 반항할 수 없도록 결박한 채로 폭행했다”라고 토로했다.

B 씨는 “살인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며 ▲교제 폭력 수사 매뉴얼 전면 개선 ▲폭행, 상해피사 가족 연인 간 양형가중 및 스토킹 면식범 양형 가중 ▲교제폭력처벌법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후 2시 기준 5만88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위원회에 넘겨지게 됐다.

가해자 C 씨는 오는 20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