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공룡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5년간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의 전기 소비량이 늘어난 여파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구글의 목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구글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이 2023년 배출한 온실가스는 1430만t(이산화탄소 환산량 CO2e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13% 증가했다.
2019년에 비해서는 무려 48% 급증한 수준이다.

구글은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 급증의 원인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증가와 공급망 배출 증대를 지목했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주목을 받으면서 AI 모델을 개발·훈련하기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구글의 2023년 데이터센터 전기 소비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는데, 이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기 소비량의 약 7~10%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같은 기간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를 차지하는 공급망 배출량은 8%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의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룩하겠다는 구글의 비전에도 안개가 꼈다.
데이터센터는 고전압 송전선은 물론 발열을 잡기 위한 상당한 양의 물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 산업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전기 소비량의 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트 브랜트 구글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야심 찬(extremely ambitious) 목표"라며 "청정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배출량 감소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에는 이러한 기후 문제에 대해 솔루션을 도출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AI 개발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는 기우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AI의 전력 소비와 관련된 우려를 "과도하게 표현해선 안 된다"며 "AI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일조해 궁극적으론 온실가스 배출이란 결점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MS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이후 자사 탄소 배출량이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컬럼비아대 지속가능투자센터의 리사 삭스 이사는 "구글이 기후 위기 속에서 청정에너지 발전을 가속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엄격한 논의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구글이 더 깨끗한 기업과 협력하고 전력망에 투자한다면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나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구글 모기업 알파벳(클래스 C)의 주가는 전장보다 1.15% 오른 186.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