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선호에 변함이 없다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미국과 건설적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연례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할 준비가 됐고 이를 원한다고 선언한 사실을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트럼프)가 어떻게 그것을 달성한다고 제안할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이 부분(세부 내용)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진심으로 말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미 대선후보 간 첫 TV토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발언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두 후보 중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선호한다고 밝힌 마음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나? 우리는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사퇴 압박을 점화시킨 TV 토론 일부를 봤다면서도 "할 일이 많았다"고 자세히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건설적 대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기다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불가역적이며 수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휴전 선언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즉시 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요구가 항복과 마찬가지라며 즉각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RFE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자리에 오르반 총리,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오르반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휴전을 촉구한 직후 눈길을 끈다.
스카이뉴스는 해당 보도를 인용하면서 극우 성향의 오르반 총리가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푸틴 대통령과 가장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 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 나선다.
인도 외무부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오는 8~9일 러시아를 찾는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양국 간 관계 발전 방안을 검토하고 지역 및 국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의 방러는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경제포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