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기간 화제를 몰고 다닌 극우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이 사상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 원내에 진입했다.

영국개혁당은 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현재 최소 4석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소선거구의 특성상 사표가 많아 실제 득표수는 전체의 14%에 이르렀던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현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선 영국개혁당이 나이절 패라지 대표를 포함해 13명의 당선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 온 패라지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엄청나다"며 "기득권에 대한 반란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8년 브렉시트당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이후 개명한 영국개혁당은 2019년 총선까지 하원의원 당선인을 내지 못했다.
이후 리 앤더슨 하원의원이 올해 초 무슬림 비하 발언 논란으로 보수당을 탈당한 뒤 영국개혁당에 입당하면서 하원에서 처음으로 원내정당이 됐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영국개혁당은 꾸준히 지지율 15% 안팎을 유지했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61석을 얻어 제3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한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보다도 높은 지지율이었다.

패라지 대표 자신도 8번째 시도 만에 하원의원이 되는 '칠전팔기'를 이루게 됐다.
그는 유럽연합(EU) 회의론을 확산시키며 영국 정부에 국민투표 실시를 압박했고, 국민투표와 협상 과정에서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스타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자처하면서 '영국판 트럼프'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승리 이후 임무를 완수했다며 영국독립당(UKIP)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곧바로 브렉시트당을 창당했고, 이후 당명을 영국개혁당으로 바꿨다.
이후에도 집권 보수당과 지지율 선두의 노동당을 비난하면서 "영국개혁당이 노동당에 맞선 진짜 야당이 되겠다"라거나 "영국 보수 우파 정치의 지형을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은 총선 기간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패라지 대표는 지난달 21일 BBC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가 계속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이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러시아 국민에게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줬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서방 동맹의 확장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돼 비판받았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를 "푸틴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7일에는 채널4 방송이 패라지 대표가 출마한 에식스 클랙턴 지역의 영국개혁당 선거운동원들 사이에 잠입, 영국해협을 보트로 건너오는 이주민을 표적으로 삼아 사격연습을 하도록 하자거나 인도계인 수낵 총리를 향해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쓰는 녹취를 보도해 또다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