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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북한과의 직접 외교 담판을 짓는 대가로 한국에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는 미 싱크탱크의 예상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루 여 선임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재집권 시 북미 관계의 기회와 위험의 폭은 매우 넓다"며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후에도 개인적 유대를 이어 왔고, 트럼프 스스로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북한에 매파적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념과 상관없이 대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핵 비확산 원칙을 포기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한 첫 미국 대통령이란 업적을 차지하려는 트럼프의 욕망이 이 같은 접촉을 부채질 할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실질적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고 핵체제만 용인하는 나쁜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에 반대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한국을 달래기 위해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 또한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을 지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조건 없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 개방이라는 기존 노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북러 군사적 밀착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금과 같이 핵을 고수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좁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고, 이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포함해 동맹과의 강력한 연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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