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후유증, 이렇게 극복하세요”
#1. 기혼 남성 김모(35) 씨는 설 명절을 맞아 아내와 함께 처가를 방문했다. 오랜만에 장인, 장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담소를 나누던 중, 장모님이 “오늘은 그냥 자고 가라”라고 권유했다. 김 씨는 정중히 거절했지만, “운전도 힘들 텐데, 내일 천천히 가”라는 말을 들으며 난감해졌다. 평소 장모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던 그는 거듭된 권유에 부담을 느꼈고, 결국 아내와 상의 끝에 돌아가기로 했다. 김 씨는 “처가에서도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밤에는 집에서 쉬고 싶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2. 기혼 여성 박모(33) 씨는 남편과 함께 시댁을 방문했다. 명절 음식 준비를 돕고 식사를 마친 후, 설거지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시어머니가 “한 끼 더 먹고 가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미 긴 시간 동안 명절 음식을 준비하며 지쳐 있던 박 씨는 “아니에요, 저녁은 집에서 간단히 먹을게요”라고 대답했지만, 시어머니는 “차려놓은 거 먹고 가야지, 이왕 온 김에 저녁까지 먹고 가”라며 거듭 권유했다. 그는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남편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남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래, 저녁까지 먹고 가자”라고 말했다. |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설 명절을 맞아 처가를 찾은 기혼 남성은 ‘자고 가라’는 말을, 시댁에 방문한 기혼 여성은 ‘한 끼 더 먹고 가라’는 말을 가장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공동으로 지난 20∼26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 남녀 5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먼저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설 연휴 때 처(시)가에 방문했을 때 어떤 말이 부담스러웠습니까?’라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32.4%가 ‘자고 가라’를 꼽았다. 이어 ‘형제 가족(처남 혹은 처형·처제 및 그 가족) 오면 보고 가라’(27.7%), ‘한 끼 더 먹고 가라’(24.1%), ‘음식 좀 가져가라’(15.8%)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는 ‘한 끼 더 먹고 가라’(31.3%)를 가장 부담스러운 말로 선택했으며, 그 뒤를 이어 ‘음식 좀 가져가라’(28.4%), ‘형제 가족(시아주버니·시동생 혹은 시누이 및 그 가족) 오면 보고 가라’(23.0%), ‘자고 가라’(17.3%) 등의 순이었다. ‘이혼하기 전 설 연휴에 처(시)가를 방문하기가 부담스러웠던 주된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남성 응답자의 다수가 ‘세면, 용변, 잠자리 등 불편한 생활환경’을 꼽았고, 여성 응답자는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가장 큰 요인으로 선택했다. 설과 관련된 뉴스 중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내용에 대한 조사에서는 남성의 경우 ‘소요 비용(차례 준비, 용돈, 세뱃돈 등)’이 33.8%로 가장 많았고, ‘도로 상황’(28.1%), ‘해외여행’(23.0%), ‘비현실적 설 풍경’(15.1%)이 뒤를 이었다. 여성 응답자들은 ‘해외여행’(35.6%)을 가장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으며, ‘비현실적 설 풍경’(26.6%), ‘소요 비용’(24.5%), ‘도로 상황’(13.3%) 순이었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최근에는 처가에서도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남편에게 ‘자고 가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반면 시댁을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은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 끼 더 먹고 가라’는 제안이 가장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설 연휴가 끝난 후 일상으로 복귀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온종일 멍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연휴 동안 바뀐 생체 리듬이 다시 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1주일 이상 지속되면 ‘명절후유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명절후유증’ 혹은 ‘명절증후군’은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동반하는데, 대표적으로 무기력증, 요통, 두통, 복통, 소화불량, 불면증, 우울감 및 짜증 증가 등이 있다. 이는 장시간 운전, 차례 준비, 강도 높은 가사 노동, 친척들과의 대화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휴 막바지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새벽에 급하게 귀가하는 것보다 연휴 하루 전날 아침에 미리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인한 불면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휴 기간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평소와 같은 시간대에 식사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으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연휴 기간 동안 불규칙한 식사와 늦은 술자리를 피하고, 하루 6~8시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만약 지속적인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낮 시간대에 2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을 통해 피로를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의 피로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과일, 채소를 통한 비타민 보충이 필요하다. 커피나 탄산음료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오히려 피로감을 증폭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신 미지근한 물로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를 하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취침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낮은 베개를 사용해 목과 바닥의 각도를 줄이고, 무릎 아래에 가벼운 베개를 받쳐주면 허리 근육이 이완되어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이러한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2~3주 후에는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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