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방한 첫 일정으로 찾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삼성의 미국 내 '조인트벤처'(JV ; Joint Venture·합작사) 프로젝트를 언급해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평택캠퍼스를 시찰한 뒤 삼성전자가 마련한 환영 행사 및 한미 정상 공동 연설 자리에서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투자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과 함께 미국 현지 조인트벤처 설립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양국의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연설 도중 박수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가 언급한 이 JV는 삼성SDI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추진 중인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프로젝트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10월 미국에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초 생산은 2025년 상반기부터다.
향후 40GWh까지 확장 가능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지난해 출범한 완성차 회사로, 산하에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다.
삼성SDI는 JV를 통해 오는 2025년 7월로 예정된 USMCA(신북미자유협정) 발효를 앞두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스텔란티스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지역 전기차 판매 40% 목표 달성을 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 JV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합작법인의 사명, 공장 위치, 착공 시기 등 아직 공개된 바 없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한미 양국의 '기술 동맹'이 핵심 화두인 만큼, 미국 정상의 입에서 삼성의 반도체 사업 뿐만 아니라 배터리 합작사업까지 거론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까지 차세대 사업 전반에서 한미 협력 관계를 다져,향후 공급망 이슈에서 대중(對中) 연합 전선을 구축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참여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JV 설립이 바이든 방한을 기점으로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다.
삼성SDI는 현재 스텔란티스와 JV 설립을 위한 본계약이 마무리 단계이며, 현재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부지 선정을 어느 정도 마친 상태로 조만간 공개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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