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100달러선도 무너질 수 있다’
원자재 인플레이션을 주도해왔던 철광석 가격이 이달들어 급락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절반 가격까지 낮아졌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크게 떨어지면서 철강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높아진 원료가격을 판가에 반영해온 철강업계는 수익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조선, 자동차업계는 철강제품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그나마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62% FE) 중국 수입 가격(CFR)은 22일 기준 t당 109.4달러로 전날 대비 5.6% 하락했다.
지난 3월7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162.75달러 대비 무려 53.35달러(32.7%)나 빠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3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위험’을 기록했던 철광석의 시장전망지표도 ‘주의’로 한 단계 낮아졌다.
철광석 가격은 그동안 수요를 묶어오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에도 불구,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이달 중순 이후부터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진과 비수기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면서 "철강 재고 수준이 높고 일평균조강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증가해 생산이 더 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철강제품 주원료인 제철용 유연탄 가격도 하락추세다.
호주 수출 기준 유연탄 가격은 t당 364.15달러로, 전월 대비 29.0%나 떨어졌다.
지난 3월15일 역대 최고가인 662.75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유연탄의 동반 가격 하락에 대해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러-우 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급 차질에 따라 가격 강세가 어느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중국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그동안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하향세로 빠르게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철강사 관계자는 "원료 가격이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되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가격 하락에 따라 생산보다는 설비 유지보수를 통해 자연적으로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6월 유통향 열연 출고 가격은 동결됐지만 유통 가격은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연 유통 가격은 지난 4월 11일 t당 141만원에서 6월 20일 기준 125만원으로 떨어졌다.
철강제품 가격이 안정화로 돌아서면 조선사와 자동차업체들은 그동안 원가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강판가격은 올 상반기에만 t당 15만원 인상됐으며, 조선 후판 가격 역시 지난해부터 3분기 연속 올랐다.
최근 현대제철은 조선 3사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원자재값이 연초보다 조금은 안정세를 찾고 있다"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은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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