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인 1.5% 보다 0.2%포인트 낮은 1.3%로 제시했다.
외환위기(1998), 금융위기(2009), 코로나19(2020) 등 경제위기를 제외한 기간 중 가장 낮다.

9일 한경연은 올해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1.3%로 0.2%포인트 하향 제시한 배경에 대해 금리급등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와 주요국의 경기불황으로 인한 대외부문 부진을 꼽았다.
고금리로 소비 및 투자 위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미비해 수출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내수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2년 민간소비 성장률 4.3%보다 2.2%포인트 낮은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는 상반기를 지나며 물가급등 및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축흐름이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득기반이 약화된 데다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마저 급등하면서 소비여력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설비투자는 대외수요 감소로 -3.6% 역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조달 비용의 상승 역시 설비투자에 대한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부진한 건설투자는 공공재개발 등 정부주도의 건물건설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차질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불확실성 영향으로 -0.5%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및 수급불균형 개선에 힘입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22년(5.1%)보다 1.7%포인트 낮아진 3.4%로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등 주요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빠른 안정화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은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됨에 따라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인 1.2% 보다 1.1%포인트 내려갔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수출부진이 나타났고, 이로인해 내수마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이후 리오프닝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채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경기불황이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