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이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 펀드’를 결성, 투자자로 참여한다.

SK는 4일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의 참여로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가 결성됐다고 밝혔다.

이날 결성된 펀드에는 SK행복나눔재단과 하나은행이 각각 40억과 10억을 우선 투자했으며, 국내 및 외국계 금융사가 투자를 검토 중에 있어 연말까지 13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SK의 전망이다.

펀드 운용은 IBK투자증권이 담당하게 되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쌓아온 노하우에 기반해 사회적기업의 발굴과 성장, 발전을 지원하게 된다.

SK그룹은 이번 사모펀드가 사모펀드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자본시장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 사모펀드와 달리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투자수익도 얻고자 하는 민간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사회적기업들이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각각 ‘성장 재원’과 ‘투자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기존 사회적기업은 정부 예산이나 기업의 수혜적 지원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회적기업을 평가할 기준과 재무정보가 부족해 투자 결정이 쉽지 않았다.

이번 SK와 하나은행의 사모펀드는 이 같은 한계를 개선했다. 투자 대상이 될 사회적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 투자 대상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 SK가 지난 2016년 도입한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를 위해 개발한 측정 시스템을 제공했다.

투자신탁 1호는 계약 기간 동안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 재무적 성장 수준,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지속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항수 SK그룹 홍보팀장(전무)은 "사회성과 인센티브에 이은 이번 사모펀드 조성이 사회적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형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그룹 역량을 바탕으로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자본시장을 확장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퍼스트 무버’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이 펀드가 민간 자금이 사회적기업으로 활발히 투자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자립 기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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