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 확대로 점유율 경쟁에 '맞불'을 놨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신규 풀필먼트센터(FC)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이 포함된 수치다.
쿠팡은 2027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 발표한 3조원이라는 투자 금액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약 1조4400억원(약 11억 달러)의 두 배 규모다.
쿠팡이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 시장 내 알리익스프레스 급성장세에 대응해 충성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쿠팡은 2026년까지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부산, 경기 이천 등 8곳에 신규 FC 운영을 위한 착공과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부산, 이천 FC는 올 2분기, 김천 FC는 3분기 착공 예정이다.
충북 제천 FC는 올 4분기 착공한다.
쿠팡이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하는 지역 대부분은 고령화와 저출산 등 여파로 지방 소멸 위기감이 커진 인구 감소 지역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65세 이상 고령 비중이 40%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될 전망이다.
 
쿠팡은 이미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구축해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해왔다.
기존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신규 물류망 투자로 각 지역에 FC가 설립되면 약 230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하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물류에만 3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쿠팡에 비해 알리는 국내에 FC 구축을 위해 약 2500억원을 들이는 만큼 파급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쿠팡 투자계획은 국내 인구(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향후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 행보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