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 판매되는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과 당류가 일반 소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는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우려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제로 식품의 당류와 열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시중에 판매 중인 처음처럼 대선, 좋은데이, 진로, 참 등 5개 브랜드 소주였다.
맥주의 경우는 칭따오, 카스, 클라우드, 하이네켄, 하이트 브랜드 제품이었다.

5개 브랜드 제로슈거 소주는 검사에서 당류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비교군인 일반 소주 역시 당류가 100㎖당 평균 0.12g으로 제로슈거 소주로 표시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당 열량 4㎉ 미만일 때 무열량, 식품 100g당 또는 100㎖당 당류 0.5g 미만일 때 무당류 강조표시를 사용할 수 있다.

열량 조사에서는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 대비 100㎖당 최소 2.85%(2.60㎉)에서 최대 13.87%(14.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알코올이 100㎖당 최소 0.5도(2.77㎉)에서 최대 2.6도(14.38㎉) 낮고, 알코올 도수에 따라 열량이 차이 나는 것을 고려하면 당류 차이가 소주의 열량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런데도 제로 음료나 주류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68.6%(2000명 중 1371명)가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 대비 열량이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응답해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었다.

소비자원은 아울러 알코올 1% 미만 비알코올 맥주의 경우 무알코올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은 음료의 알코올 함유 여부에 따라 알코올 0%는 '무알코올(Alcohol free, 성인용)', 알코올 1% 미만은 '비알코올(Non-alcoholic, 성인용)'로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57.2%(1144명)가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의 의미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었고, 52.3%(1045명)는 비알코올 표시가 알코올이 전혀 없는 걸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에는 '0.00' 표시가 쓰이고 있는데, 소비자의 83%(1660명)가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응답해 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컸다고 소비자원은 부연했다.
소비자원 측은 "미국의 경우 무알코올(Alcohol free)임을 상품 라벨에 표시하고 실제 알코올 함량이 0인 경우에만 '0.0' 표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제로 식음료의 경우 상품정보를 살펴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설문조사에서 소비자의 51.7%만이 제로 식품 구매 시 영양성분 함량 등까지 자세히 살펴본 뒤 구매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로 식품 내 성분에 대한 오인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매 시 제로 상품 라벨 뒷면의 영양 정보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 대상 사업자에게 제로 식품 표시 개선을 권고했다.
또 유관 부처와 제로 강조표시 관련 개선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