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아태 최대 종합에너지기업 출범, 자산 106조 매출 88조원 매머드 기업으로 거듭나

[테크홀릭] 200개 계열사를 거느린 SK그룹의 재편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오는 11월 1일 에너지기업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면서 초우량 종합에너지 매머드 기업이 탄생한다.

그동안 증권시장에서 여러 가지 설로만 떠돌던 SK그룹의 재편 플랜 중에 가장 관심이 쏠려있던 에너지기업군의 합병이 확정됐다. SK그룹의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이사회를 각각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하게 되며 합병 비율은 보통주 기준 SK이노베이션 '1' 대 SK E&S '1.1917417'이다.

양사가 합쳐지면 자산 총액은 합산 106조 원 대, 매출은 88조 원, 영업이익은 3조원에 달하는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초대형 '종합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그룹은 이 초대형 기업의 탄생으로 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분야별 통합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고 더불어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사업에 훈풍 기대

SK이노베이션은 알려진 대로 유공으로부터 시작한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이다. 이 회사는 자원 개발(Upstream)부터 실생활 사용을 위한 에너지 판매(Downstream)에 이르는 석유 · 화학 사업의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해 온 기업이면서 전기차 및 ESS(Energy Storage System)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첨단 에너지 기업군이다.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로 출발했고 지금도 석유화학·윤활유·석유개발 분야의 최고 최대기업이다. 여기에 그동안 연구 개발과 투자로 힘을 기울여 온 배터리·SMR·액침냉각 등 신규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또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SK엔에너지‧SK온 등 9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그룹의 핵심 기업이다.

한편 SK E&S는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 에너지솔루션, 저탄소LNG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이다. SK의 도시가스판매자회사이기도 하며 기존의 지역도시가스회사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민자 LNG화력발전사업과 해외 가스전 개발사업 및 LNG해상운송과 터미널운영업을 병행하고 있다.

SK㈜의 자회사인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재생에너지 등이 주력으로, 자산 규모 19조원의 비상장사로 알려져 있다.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인 SK E&S는 태양광·수소·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주력하는 미래 에너지 기업이다.

이 두 회사의 합병은 토탈 에너지 기업의 통합으로 석유·액화천연가스(LNG)와 태양광·수소·풍력·소형모듈원전(SMR)까지 기존 에너지 사업을 포함하며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돼 국내는 물론 해외 에너지 사업의 총력 추진이 가능해졌다.

한편 SK그룹은 이날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과 별도로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의 합병도 결단했다. 이 합병은 또 SK온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채워주는 지원전략이라 투자를 위한 실탄도 든든해지게 됐다.

SK그룹에서도 이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시너지는 물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난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SK그룹에선 SK E&S가 캐시카우로 소문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11조1700억원), 영업이익 1조3300억원으로 알짜배기 기업이다.

이 두 기업이 합병하면 SK E&S의 탁월한 자금력으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인 SK온에 투자와 연구 지속의 활력 및 재무구조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합병 비율에 따라 합병 신주를 발행, SK E&S의 최대주주(90%)인 SK㈜에 4976만 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늘어난다.

양사의 합병에 대해 회사측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에너지·화학 사업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캐즘 등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합병을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부침 속에서 이번 합병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SK그룹은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2차전지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향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의 또 다른 노림수는 석유·LNG부터 재생에너지·배터리에 이르는 사업군의 재배치 및 계열정리로 볼 수 있다. 이로써 △에너지원 △에너지 캐리어 △에너지 솔루션 등의 영역을 통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두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새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시장에서는 국내 1위 사업자인 두 회사의 역량이 합쳐지면서 로컬 시장 지배력 강화는 실적 상승과 투자 연구 개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오는 2030년 기준 통합 시너지 효과만 EBITDA 2조 1000억 원, 전체 EBITDA는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합병도 의결

한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등 3사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SK온은 성장성은 높지만 현재까지는 적자를 내는 회사다. 이에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와 결합해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공개(IPO)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2013년 SK에너지의 트레이딩 사업 부분이 인적분할되어 설립되었다. 국내 유일의 원유 및 석유제품 전문트레이딩 회사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 원, 영업이익 5746억 원을 올린 알짜 기업이며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서 유류화물의 저장과 입출하 관리를 주로 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에선 어쩌면 이종결합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업군의 힘이 보태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과 SK E&S의 가스개발, LNG 트레이딩, 복합화력발전의 경우 자원개발 역량이 사업 영역별로 결합하면서 자원의 탐사·개발 능력을 배양하는 한편으로 합병 업종의 경제성과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집합, 유통, 선박 터미널 등 소요되는 인프라를 합병의 기회 활용이 확대되면서 공동 활용에 따른 운영 최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합병에 대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형욱 SK E&S 사장도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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