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빌리온은 알리바바닷컴이 한국 중소기업들의 무역 진입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판매를 가속화하기 위한 이정표와 같은 사업입니다.
우리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길 희망합니다.
"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판매 가속화 지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중소기업 전용 전용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발전을 돕겠다는 취지다.

중국 e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닷컴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판매를 위한 B2B 플랫폼을 선보인다.
K팝 등에서 비롯된 한류 열풍이 ‘K뷰티’와 ‘K푸드’로 이어지면서 한국 상품을 전세계로 유통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상품은 이미 글로벌에서 기술력과 인지도를 인정받은 만큼 저가의 중국 상품을 공급해온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알리바바닷컴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을 위한 전용 B2B 웹사이트인 '한국 파빌리온(South Korea Pavilion)'을 다음 달 8일 공식 론칭한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 전용으로 개설되는 이 사이트는 알리바바닷컴의 e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한 B2B 거래를 지원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국내 기업들은 전 세계 190여개국의 바이어들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한국 파빌리온은 알리바바닷컴의 e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B2B 구매자들과 국내 기업들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B2B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과 다른 점은 한국 기업들의 제품만을 한데 모았다는 점이다.
한국 파빌리온에 입점한 국내 기업들이 제품을 등록하면 알리바바닷컴의 e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구매자들에게 노출된다.
B2B 거래인 만큼 상품별 최소 구매수량이 정해진 대규모 거래 중심이다.

한국 파빌리온은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물품 대금 결제 시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온라인 결제가 아닌 판매자와 구매자가 물품 대금을 직접 거래하는 오프라인 결제다.
대신 연간 199달러(약 27만6000원)의 연회비를 입점업체에게 받는다.
1년 단위의 연회비를 결제하면 한국 파빌리온에 상품을 제한 없이 등록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활용 판매보조 기능과 마케팅 도구 등도 제공한다.
다만 알리바바닷컴 관계자는 "B2B 모델이 성숙해진 뒤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이뤄진다면 온라인 중개수수료가 따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알리바바닷컴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 전용 B2B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한국 시장이 처음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약 500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B2B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앞서 알리바바닷컴은 지난 3월 'AI 스마트 어시스턴트'와 '산업 리더 프로젝트' 등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는 "알리바바닷컴을 포함한 알리바바그룹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각자의 독특한 비즈니스 장점을 발휘해 한국 중소기업과 브랜드의 발전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총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타오바오'와 '티몰' 등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 플랫폼들에서 매년 1억명에 달하는 중국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현지 특화 e커머스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한국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타오바오, 티몰, 라자다 등 플랫폼을 통해 수출된 한국 상품의 규모는 34조3000억원에 달한다.

B2B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의 수가 2550개를 넘어섰는데, 이들 기업들은 약 13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특히, K-뷰티 제품은 브라질과 독일, 인도 등 국가에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게 알리바바닷컴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 상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전세계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조선미녀 등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를 석권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라면과 냉동 김밥도 미국 시장에서 품절대란이 벌어질 정도다.
국내 인디 화장품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실리콘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3429억원이었지만, 올해 이보다 2배(108%)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급성장세다.
이 때문에 올리브영도 글로벌몰을 통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역직구에 나선 바 있다.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은 "한국 상품은 전 세계 소비자와 글로벌 B2B 바이어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 과제"라면서 "알리바바닷컴은 한국 셀러를 위한 전용 B2B 웹사이트를 공식 오픈하고 한국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또다른 방법으로는 물류와 결제시스템 등의 지원이 제시됐다.
앤드류 정 부대표는 "앞서 언급했듯 한국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을 진출 돕기 위한 서비스와 도구, 지원책 등을 제시할 것"이라며 "물류, 결제수단 등도 솔루션 제공하고자 하는 분야 중 하나이며, 새로운 솔루션이 출시된다면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빌리온 웹사이트의 일부 기능은 국내 기업인 커넥트웨이브 그룹의 플레이오토가 개발에 참여한 '한글-영어 동시 번역 API'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언어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커넥트웨이브의 이현철 플레이오토 사업대표는 "이번 알리바바닷컴과의 협업이 글로벌 B2B 시장에서 국내 셀러들의 판로를 확대함으로써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e커머스(C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서도 국내 기업 대상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된 '케이베뉴(K-Venue)'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입점 및 판매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여기에 판매자와 소비자를 위한 보조금 지급 등 정책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