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방경만 사장, 위기를 기회로 창출한 역전의 명수

[테크홀릭] 어떤 최고경영자도 새로운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한 법이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을 밀어 온 정부와 행동주의 펀드, 의결권 자문사라는 ‘3자 연합군’이 국내 주요 기업의 CEO(최고경영자) 선임에 한목소리로 반대한 것은 초유의 일이었다. 이같은 불리함을 무릅쓰고 취임한 방경만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냄으로써 1,2 분기를 지나며 합격점수를 받고 성공한 경영자로 인정받는 분위기이다.

미국 University of New Hampshire 경영학 석사 출신답게 그는 경영의 귀재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담배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KT&G 총괄부문장, 수석부사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글로벌본부장을 두루 겸험한 그야말로 KT&G 전문통으로 회사의 체질과 사내 분위기를 제대로 읽고 있는 리더이기도 하다.

취임 초기부터 체질 변화를 외쳐오다

업계에 따르면 KT&G는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사내 분위기가 상당히 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책임 경영 체제 구축‘과 경영 관리 구조 혁신을 외쳐온 만큼 임직원들이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은 답보상태이지만 원가를 절감하고 체질 개선과 함께 선택과 집중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1분기를 이어 2분기에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 쥘 수 있었다.

특히 매출에서 상대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궐련, NGP, 건기능 식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해 왔고 일단 성장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까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의 분위기는 한번 상승 물결을 타기 시작하면 추동력이 생기면서 일취월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지금 KT&G가 그러하다.

더구나 각국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흡연율은 감소 추세인데 KT&G는 성장을 구가하는 분위기이다.

세계담배 시장은 추락하는 분위기가 분명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글로벌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2015년 23.9%에서 2020년 22.1%로 하락했으며, 2030년에는 18.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흡연 자체를 죄악시하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 역시 721억 7000만 개비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역성장이 시작된 셈이다.

이처럼 흡연율 감소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KT&G는 일반 궐련 담배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 전자담배 등 차세대 담배 제품 판매와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통해 오히려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KT&G의 지난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의 상향세를 보였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차세대 담배 제품 등 본업에 충실한 것이 실적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 42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글로벌 업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영업이익은 3215억 원으로 30.6% 뛰었다. 한 마디로 장사는 참 잘 했다는 것이다.

1분기도 해외 궐련 사업 매출 (YoY 10% 성장) 및 해외 NGP 스틱 매출 (YoY 14% 성장)이 동반 성장했다.

하반기 기대감 높이는 성장 모멘텀

일반 궐련담배의 하방 추세에 비해 전자담배 판매량은 121억 개비로 12.6% 증가했다. 이는 전자담배가 차세대 담배로 자리 잡으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KT&G가 주도하는 담배 고객의 성향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부문에서는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 45.8%로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출 시장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 권역 전반에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인도네시아 허브 시장 성장이 주 목표다.

KT&G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동자바 주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수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T&G는 인도네시아를 해외 수출용 제품의 생산 거점으로 삼고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 시장의 주된 목표 아이템도 궐련형 전자담배이다. 이를 위해 빅 메이커 필립모리스와 연계해 진출 국가를 빠르게 확대하고, 비용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단기간에 달성해 내고 있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진출국은 2020년 3개국에서 올해 33개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배 유통업계 상황을 보면 주원료인 잎담배 원가 부담이 완화된 것이 도움이 됐다. 글로벌 잎담배는 기후 영향으로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3년 하반기 내내 잎담배 원가 상승을 염려하는 언론 기사가 주를 이룰 정도였다. 하지만 원가가 일부 조정되고 내부 원가절감 운동이 계속되면서 KT&G의 제조원가율은 2022년 46%, 2023년 47%로 상승세가 누그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G의 주가는 6일 오전 현재 110,100원으로 전일 대비 1% 이상 상승하고 있다. 7월 말에 9만 원 선을 넘고, 8월에는 10만 원 선을 넘기더니 11만 원을 넘어선 우상향 분위기이다.

KT&G의 주가 고공 행진은 2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3분기와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깔렸다는 평가다.

한편 NH투자증권은 6일 KT&G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금보다 1~2만원 이상의 성장세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증권사는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유지했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KT&G는 현재 총 361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규모를 고려할 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가치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현재도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된다”면서 “하반기 중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를 예고한 만큼,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KT&G는 국가고객만족도 13년 연속 1위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수성하면서 기분좋은 하반기 성장세를 예감케 하고 있다. KT&G는 국내 담배시장 개방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으며, 일반궐련 기준 6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원로들은 방 사장이 내부적으로는 전략 마케팅 생산 부문 신설 및 부문장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체질 개선을 선포하며 독려한 결과가 이미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반기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경만 KT&G 사장(사진=KT&G)

ⓒ Techholic(http://www.techholic.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