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원 반격' 나선 최윤범 회장…영풍엔 "언제든 협력" 손 내밀어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가 진행 중인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수습하고자 한 결정"이라고 이번 공개매수 진행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및 경영진들이 현재 상황과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결과"라며 "이러한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이고, 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에 해당하는 51만7582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사업방향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적극적인 지지를 밝힌 순수 재무적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취득하는 자사주에 대해서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금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의 혼란과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고자 결정했다"며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정책에 부합하는 '밸류업' 전략을 통해서도 고려아연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을 재차 신청한 데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잘못된 주장으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동안 누군가 의도적으로 수많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며 "자사주를 취득하면 배임이라거나 자기주식 취득 배당가능이익이 586억이라거나, 자사주를 취득하면 시세조종이라는 등의 모든 주장은 이미 법원 재판 단계에서 모두 주장되었으나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허구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아마 회사와 회사의 공개매수를 비난하거나 흠집 내기 위한 무수한 허위사실들이 유포될 것인데 주주와 투자자분들은 현혹되시지 마시고 회사가 공시하는 내용을 신뢰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영풍에게는 비철제련 세계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이 외국 기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함께 협력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최 회장은 "현재 영풍이 당면한 과제는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석포제련소의 정상적인 운영을 회복하고 대표이사 전원이 구속된 비정상적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MBK의 적대적 M&A에 가담하여 이용당하며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게 헐값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재원으로 해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풍이 원한다면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MBK가 스스로 공개하지도 못하는 석연치 않은 절차와 조건으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가져갈 수 없도록 MBK와 영풍 사이에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은 조속히 해소되거나 그 이행이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