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과 신차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대 박차

[테크홀릭] 완성차 회사가 글로벌 모터쇼에 선보이는 콘셉트카는 세계 시장을 향한 기술력의 도전이자 미래 지향의 목표를 제시하는 미래집약기술의 총아로 불린다.

이는 자동차에 관한 소비자들의 성향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내다보는 귀중한 지표이며 미래 트렌드에 맞게 자동차를 개발해 모터쇼에 출품함으로써 자사가 가고자 하는 미래형 자동차 컨셉트를 제시하는 것이다. 아직 시판되지 않고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모터쇼에 출품된 자동차도 컨셉트카이다.

따라서 콘셉트카는 완성차 기업의 기술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다.

현대차가 수소 전기차 콘셉트카인 '이니시움'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의 상품과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로 주행가능거리 650㎞, 최대 150kW의 모터 출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번 콘셉트카의 출현은 현대차의 미래에서 수소차가 큰 방향의 한 축임을 알 수가 있다.

이번 이니시움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27년 동안의 기술을 집약한 수소 콘셉트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자동차의 이름부터 디자인까지, 현대차의 신념이 들어 있고 정몽구 회장의 ‘고집’이자 ‘의지’라는 별명도 붙어있을 정도로 경영진의 신차 개발 의지가 녹아들어 있다.

현대자동차는 10월 31일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클리어리 커미티드 : 올곧은 신념’ 행사를 열고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최초 공개했다.

현대차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이 행사에서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에너지고 접근성이 좋은 공평한 에너지"라며 "현대차는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으로 27년간 흔들림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라틴어 시작 또는 처음을 뜻하는 '이니시움'에 따온 콘셉트카는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현대차는 신규 디자인 언어 중 하나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반영했다. 스틸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리고 소재에서 오는 강인함 등을 강조했다.

현대차의 방향성, “수소차와 안전성”

현대차 마케팅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은 기존 수소전기차 '넥쏘'보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50㎞ 늘렸고 강철을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으로 오프로드 SUV 같은 강인한 느낌을 줬다고 밝혔다. 수소충전소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한 기능으로 장거리 주행에도 걱정을 덜어주며 내년 상반기에 넥쏘 이름을 변용한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미래차는 야외 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9에어백 시스템과 측면 차체 구조 등을 강화해 안전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 한 것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같은 3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안전보건공단이 제1차 안전문화혁신포럼을 개최한 자리에서 현대차는 글로벌 선도기업 위상에 걸맞은 안전관리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와 아울러 현대차 고유의 안전 브랜드를 출범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 현장에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들을 종합해 보면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은 ‘수소차 + 강인하고 튼튼함’으로 정리된다.

유럽은 신차로 승부

한편 현대차의 유럽판은 전기차의 방향성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유럽의 친환경정책과 함께 경제 상황이 침체와 보합을 오가면서 흔들리고 있고 각종 규제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형 코나로 '유럽 규제'를 돌파해나가려는 당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26년 11월부터 시행되는 ‘유로7’(유럽 배기가스 규제) 기준에 맞는 차량을 내년부터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불확실성을 배제하고 시장을 정면 돌파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럽 수출 확장에 대해 고심하던 유럽연합은 당장 중국 전기차 관세율을 10%에서 최고 45.3%로 높이기로 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유럽식 규제의 반사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신차를 선제 출시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즉, 신형 코나를 출시하면서 여기에 전기차 출시 속도도 끌어올려 2035년에는 유럽에 전기차만 내놓기로 했다. 그야말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 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1월 4일부터 유로7 기준을 충족하는 시제품 차량 조립에 들어간다.

유로7 기준은 엄격하고 현재 유로6보다 훨씬 까다롭다. 오죽 하면 폭스바겐의 수석 엔지니어가 유로 7 규제는 내연기관의 파멸이라고 지적했을까.

이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 나갈 현대차 첫 대상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로, 내연기관 모델은 유로7에 맞춰 엔진과 엔진 배기 계통을 바꾸고, 하이브리드카 모델은 배터리 시스템 등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7은 비(非)배기 오염물질과 배터리 내구연한을 따지는 초강력 환경 규제로 완성차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기업들도 위기의식을 가지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유로7 기준을 적용한 엔진과 부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금을 유럽 시장 공략의 적기로 보고 공격적인 전략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의 대세였던 폭스바겐 등이 중국 전기차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해져 있고 기술 발전 속도는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틈이 보인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내년에 이 시장을 파고들면 시장 선점이 되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대폭 올린 것은 우리에겐 그만큼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소식통은 현대차가 11월 4일부터 유로7 규정을 맞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내연기관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시제품을 조립하며 내년 5~6월 개발을 끝마친 뒤 11월에는 양산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룹은 신형 코나 개발이 끝나는 대로 현대차·기아의 다른 차종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코나는 유럽에선 베스트셀러카로 이름을 얻고 있다. 이미 올해 1~9월 유럽 시장에서 6만2021대가 팔렸는데 이 중 78%인 4만8635대가 전기차(2만2789대)와 하이브리드카(2만5846대) 모델로 친환경정책을 강화해 온 유럽에 강점을 보였다.

재생에너지 기술도 최고의 자신감

한편 현대차는 재생 에너지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현대건설, SK E&S, GS E&R, 엔라이튼과 국내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PPA란 사용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계약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이 PPA를 통해 향후 20년간 현대건설, SK E&S, GS E&R, 엔라이튼으로부터 국내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연간 610 GWh(기가와트시)를 공급 받는다. 이는 84kWh의 배터리가 장착된 아이오닉 5를 700만회 이상 완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재생 에너지에 대한 깊은 관심과 몰입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으로 장기간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확보해 약 560만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전국 사업장에 총 2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한 현대차는 내년 설립 예정인 울산 EV 전용공장에도 11MW 규모 태양광 패널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하는 등 안정적인 탄소중립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PPA와 재생에너지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미국과 인도, 튀르키예 사업장에서도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완성차 기술개발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수소차 도전과 안정성 확립, 유럽 시장에 끝없는 도전 등이 현대차의 퍼스트 무버로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끝없는 투자와 기술개발이 계속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현대차의 성장이 계속될 것임을 전망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월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 Hyundai Motor Manufacturing Czech)을 방문해 유럽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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