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기 치열한 속도전 끝에 압도적 실적 달성, 이젠 글로벌 오뚜기로

[테크홀릭]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뚜기 3분기 실적이 경쟁 3사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는 지난 3분기 9,397억원의 매출을 기록, 1조원 대 분기 매출을 바라보게 되었다.

영업익은 829억원으로 0.1% 극히 미미한 수치로 줄었지만 역대급 불황 시장에서 이 정도면 고군분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수치라면 경쟁사 대비 발군의 실적으로 올해처럼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식품 시장에서 최고의 선방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올해 4분기까지를 예상한 실적 전망을 보면 3조 5355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영업익도 3.8% 늘어난 2,6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영업으로 거둔 값진 실적 돋보여

이 수치는 무엇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오뚜기의 성격상 국내 영업력이 가장 발휘됐던 한해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오뚜기는 경쟁사 대비 낮은 해외시장 비중이지만 국내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했고 소비자의 심성을 자극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9.6% 수준으로 농심(39%)과 삼양식품(68%)에 비교해 상당히 낮다.

이 때문에 오뚜기는 지난 7월 ESG 보고서에서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하기 위해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한 바 있다.

또 해외 시장 소비자들을 의식하여 회사 표기도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해외시장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K-라면 실적이 10억 달러에 달하고 있어 오뚜기가 해외 시장 증가를 목표로 전면 돌격하면 성장세나 속도도 그만큼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의 해외사업은 이런 경영진의 노력을 반영하듯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은 1659억원(전체 9.5%)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다만 오뚜기의 미국법인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것은 옥의 티였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전략적으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해석한다.

오뚜기는 올해 해외사업 확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많은 연구 개발비를 투입해 해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진은 지난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고 김경호 글로벌사업본부장(전 LG전자 BS유럽사업담당 부사장)을 영업, 해외 사업에 올인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7월에는 ESG보고서에서 천명한 글로벌 오뚜기 전략의 실천 목표 연도는 2028년이다.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지난해 오뚜기 글로벌 매출 3,325억원의 3배 초과 달성을 겨냥하고 있다.

오뚜기의 미국법인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9억원으로 69% 줄어든 탓이다.

베트남과 미국 시장 살리기에 총력 전진

오뚜기는 완제품을 만들어 내보는 구조라기보다 현지 생산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게다가 사업 구조 자체도 라면에 집중되어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라면, 소스, 즉석밥, 냉동 조리 식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한 번 불붙으면 사업 확장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특정 제품 성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상품 구성에서 포토폴리오가 철저히 이루어져 있어 실적 변동성이 경쟁사보다 약한 점이 강점이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오뚜기는 이를 통해 법인이 있는 미국,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뉴질랜드 등에서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영진은 이 사업의 선두 역할을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에 맡겼다.

따라서 이곳은 오뚜기 해외사업의 핵심 법인이며 전략기지이자 수출 허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뚜기는 2005년 판매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를 설립하고 북미 현지 법인 7곳(오뚜기아메리카, 오뚜기USA, 오뚜기아메리카 LA 미라다 등)의 지주사 역할을 맡긴 바 있다.

오뚜기는 12개의 해외 계열사가 있고 이 중 8개가 미국 소재다. 북남미 아메리카 시장 확보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는 북미지역과 중남미시장의 진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오뚜기베트남은 인근 동남아지역과 할랄시장을 목표로 한다.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한 식품이 할랄이다. 할랄이라는 말에는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 있다.

할랄식품을 수출할 경우 곡물, 과일, 채소, 해산물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나 육류는 엄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슬람식 도축법인 다비하(Dhabihah)식으로 도살한 짐승의 고기와 그 고기를 가지고 만든 육류만 할랄 육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물이나 당연히 할랄처럼 보이는 음식도 중동에서는 할랄마크가 따로 찍혀 있을 정도로 엄격하게 구분한다. 그러나 까다롭기만 한 것 같아도 할랄 인증이 위생검사를 겸하기 때문에 할랄 마크가 찍혀 있는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그만큼 높은 신뢰를 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 세계 할랄 인구는 19억명에 이르러 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뚜기는 이미 소면 등 할랄 인증을 취득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회사측 노하우가 충분해 시장 장악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위해 베트남 법인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 다양한 방법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감당한다.

오뚜기는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법인과 생산공장을 동시에 운영 중이며 두 개의 생산공장을 통해 현지인 입맛에 맞게 설계된 라면과 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