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핵심 동력 삼아 혁신과 체질 개선 성공

[테크홀릭] 올 한 해 이동통신 3사가 통신사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비용 절감과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결과 수익이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사업 성장에는 어려움을 절감한 한 해였다.

이미 업계 전문가들은 본업인 통신 영역의 정체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탈통신'을 통해 신사업에 매진하고 투자를 늘려가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 경우 더 큰 미래 신성장사업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AI)이라는 핵심동력이다. 이를 위해 업계가 다 놀랄 정도로 혁신을 이루어가는 기업은 국가대표 통신기업 SKT이다.

사실 SKT가 올해 이룬 것은 정체기 속에서 성장을 구가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11월 초 SK텔레콤이 올해 거둔 3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4조5321억원, 영업이익 5333억원, 당기순이익 2802억원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익의 동시 성장을 이룬 것이 놀랍다.

로밍과 엔터프라이즈 쌍끌이-체질 개선도 큰 몫

매출은 로밍과 엔터프라이즈 등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모바일 사업에서는 9월 말 기준 5G 가입자가 1658만 명을 기록, 5G 고객 비중이 73%로 증가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962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711만명을 확보했다. 그동안 업계 수위를 차지해 오면서도 추격자 그룹을 밀어내고 선도주자 역할을 톡톡히 잘 해냈다는 평가다.

3분기 로밍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약 136만명을 기록해 기대 이상의 실적 상회를 이루어냈다. 또 지난 해 6월 출시한 가족로밍 요금과 최근 선보인 로밍 고객 대상 혜택 프로그램인 ‘클럽 T로밍’ 등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 대비 가성비와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통해 차별화된 로밍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에 신규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대주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고무적이었다.

올해 들어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확대가 눈부신 면이 보인다. 이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으며, 특히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나 뛰었다. 여기에 사내 체질개선도 영업익 증가에 한 몫 했다.

SKT는 영업익 개선 이유로 "체질 개선을 통한 주요비용 안정화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2023년 4분기만 해도 7858억원에 달했던 마케팅비용은 올해 3분기 7262억원으로 596억원 줄었다. 덜 쓰고 더 팔았으니 당연히 성장세를 이룬 것이다.

영업익을 거둔 구체적 항목은 전사적 AI 도입을 통한 효율화, OI(Operation Improvement;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인한 체질 개선 효과로 인해 얻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1% 개선했다.

기업의 체질개선은 군살 빼기로 불린다. 이것은 실제 대단히 줄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성공한 기업이 후발주자나 추격업체가 거둔 것이 아니라 선도주자가 이루어냈다는 점이 놀랍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매출은 3조2032억원, 영업이익 4570억원, 당기순이익 2224억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이제 통신사업과 같은 소비자 친화적 사업은 AI를 통하지 않으면 성장 자체가 어렵고 고객 만족도를 채우기도 어렵다. 모든 신산업이 AI로 달려가는 상황이다. 이에 SKT도 방대한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 현장에서 이와 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날 유영상 대표는 ▲AI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Edge AI) 등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을 통해 SK그룹의 AI 혁신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른바 빠른 수익화가 기대되는 3대 AI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사실 '에이닷'으로 'AI 비서 시장'에 불을 붙인 바 있다.

통화 녹음을 필두로 한 'AI 비서' 분야에서 시장 선점을 이룩하고 부가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의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첨단 기능을 계속 붙여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에이닷은 전화 내용 요약과 통역 위주이던 기능을 올해 AI 통화 녹음, 요약, 실시간 번역 등으로 확대함으로써 AI 비서가 자연스럽게 이용자 명령에 응답하고 다양한 업무 처리를 돕도록 고객의 니즈를 창출해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AI 비서 시장은 오는 2029년 약 81조원에 이르고, 매년 32%의 고도 성장이 예견되는 사업이다,

SKT는 2021년 11월 인적분할 이후 3년간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닦아 왔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AI 수익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T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오는 2030년 매출 30조원, AI 매출 비중 35% 달성을 목표로 AI 기업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5년안에 AI 사업에서 매출 10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단 도전적인 목표를 공식화한 것이다.

데이터 사업의 집중 공략

올해 데이터센터 사업은 지속적으로 가동률이 상승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4%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SKT는 이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진화, 발전시켜 사업 성장률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다.

SKT는 GPUaaS 기업 ‘람다(Lambd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AI 인프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KT는 람다와 오는 12월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열며, 아태지역 최초로 람다의 한국 리전을 설치한다. 또한, SKT는 람다의 GPU 자원을 기반으로 한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GPU-as-a-Service)’를 12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준비중인 엔비디아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는 12월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 GPUaaS는 GPU 자원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국내 기업들에게 GPU 접근성을 높여주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람다는 업계 최초로 AI와 머신러닝 팀들이 경제적으로 AI 제품을 원활하게 구축하고, 테스트 및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으며 셀프서비스 방식의 멀티 노드 GPU 클러스터를 몇 년이 아닌 몇 주씩 단기로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한 최초의 업체이다.

SKT는 국내 유일의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도 12월 판교에 오픈한다. 새롭게 선보일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는 엔비디아, 하이닉스 HBM을 포함한 첨단 AI 반도체와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등 SK그룹과 파트너사가 보유한 다양한 솔루션이 결집된 곳으로, SKT의 차별화된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혁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SKT는 앞으로 전국 단위의 AI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거점 AI 데이터센터와 수도권의 GPUaaS를 주축으로, 기지국에는 에지 AI 기술을 도입해 전국 단위 AI 인프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SKT가 앞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AI Infra Super Highway)’를 선도적으로 구축하면서 재계에 AI 생태계를 활성화해 가는 핵심 허브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SKT는 KCS와 공동 개발 및 상용화한 '양자암호원칩(QKEV7)'이 국가정보원 암호모듈검증(KCMVP)을 통과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자암호원칩’은 양자난수생성기 칩과 암호통신기능 칩 등 2개의 칩이 하나로 합쳐진 보안칩으로 회사의 자부심 가득한 핵심기술이다.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보안칩이 국정원의 보안 검증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T는 양자암호원칩이 양자 기반 암호키 생성 기술과 함께 물리적 복제방지 기술(PUF) 등 강력한 보안 기능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양자암호원칩’을 공개하고 상용화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부터 5일 양일간 열리는 ‘SK AI 서밋 2024(SK AI Summit 2024)’에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을 전격 공개하고, AI 인프라 기반의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T CEO가 'SK AI 서밋 2024’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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