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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을 전격 취소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 사이에 최근 방산 분야 등 호재를 맞은 국내 조선사업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업체 간 갈등이 해소되면 무기한 미뤄졌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DX) 사업도 빠른 속도로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22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찾아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하는 등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의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제한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고발에 나섰었다.
회사는 "KDDX의 적기 전력화로 해양 안보를 확보하고, 세계가 대한민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고,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기업간 신뢰 구축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고발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양사간 경쟁을 지양하고 협력을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두 사람이) 최근 서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협력을 위해 선제적으로 화합을 제안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방산 사업 협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강조한 만큼, 양 사의 함정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미 해군 함정 보수, 수리, 정비(MRO) 사업을 위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이후 8월말 첫 수주에 성공했으며, 지난 12일에 두번째 수주를 따냈다.
HD현대중공업도 MSRA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에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화해모드에 들어가면 현재 방위사업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KDDX 사업자 선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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