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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드라이버(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의 마음을 충분히 읽고 ‘좋은 자동차’를 완성하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
25일 일본 도요타시 ‘도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에서 만난 도요오카 사토시 처완기능양성부(The Advanced Technical Skills Institute Division) 부장은 부서의 비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처완(凄腕)’이란 일본어로 뛰어난 솜씨 또는 수완을 뜻한다.
2015년 출범한 이 부서는 평가 드라이버 중에서도 최고로 불리는 장인들이 소속돼있다.
기존의 레이싱 드라이버가 차량의 한계를 넘어선 주행으로 차를 테스트하는 역할이라면 평가 드라이버는 승차감과 관능 평가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체크하고 이를 보완하는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엔지니어 겸 드라이버다.
70여 명 규모의 이 조직은 회장 직속 부서다.
테스트 드라이버에도 레벨이 있는데 가장 상위 등급인 마스터 드라이버(S2 등급)에 도요다 회장이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올라있다.
도요다 회장은 이 평가부서의 부장을 자처하며 차량 개발에서 주행 감성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도요오카 부장은 "마스터 드라이버는 운전 스킬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다"며 "경영자의 관점에서 개발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도 마스터 드라이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을 자동차 평가에만 매달려왔던 장인들이 회장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00년대 초반 도요다 회장이 부사장 시절, 회사 안팎에선 ‘차를 잘 모르는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같은 평가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도요다 회장은 전설의 드라이버 나루세 히로시에게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운전 수업을 받게 되고 이후 모터스포츠에 현역 드라이버로 데뷔할 만큼 실력을 쌓게 된다.
2007년에는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 ‘모리조’라는 가명으로 첫 출전, 68세의 고령이 된 지금까지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도요오카 부장은 "당시엔 도요타가 내구성이 좋고 접근성이 좋은 차라는 시각이 있었다"며 "모리조 상은 이를 뛰어넘어 제품 그 차제로 ‘더 좋은 차’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강했다"고 말했다.
물론 도요다 회장이 엔지니어링의 세세한 부분까지 지시하는 건 아니다.
야성미 넘치는 차, 부드럽고 경쾌한 차 등 전반적인 주행 감성의 이미지를 제시하면 이를 구체화하는 건 처완기능양성부의 몫이다.
이 부서에서 톱드라이버에 해당하는 야부키 히사시 주사는 "마스터 드라이버의 피드백을 중심으로 도요타 브랜드가 의도하는 주행 감성을 통일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 테스트 드라이버의 역할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부키 주사는 "전기차는 가속이 좋고 무게 중심이 낮아서 ‘주행의 맛’은 달라질 수 있을지라도 차량 성능 평가 체계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스트 드라이버들은 최근 현대차 아이오닉 5 N을 타 본 소감을 짧게 밝혔다.
도요오카 부장은 "아이오닉 5 N을 타봤는데 완성도가 높은 차량이라 모리조 상도 놀라워했다"며 "전기차의 가상 엔진 소음 연출을 굉장히 신경 쓴 것 같다.
저희도 시승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시모야마 도요타 테크니컬 센터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와 고성능 브랜드 GR 차량을 테스트하는 R&D 핵심 시설이다.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650만㎡ 규모 부지에 세워졌으며 일반도로, 고속주행, 특수시험 등 다양한 주행 테스트 코스를 갖췄다.
야하기 마사히코 테크니컬 센터 R&D 지원부 주사는 "유럽에 있는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코스를 모방해 비슷한 정도의 테스트가 가능한 시설로 만들었다"며 "소음이나 하천, 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건물 건축에 지역 목재를 활용하는 등 지역 사회와의 조화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도요타=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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