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문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문제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끝도 없는 별건 수사로 논점을 흐리고 마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회계 꼼수를 부린 것마냥 삼바를 몰아치고 있다. 과연 삼바의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본지는 이 문제의 쟁점을 다시 짚어 보았다. 핵심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삼바의 자회사 바이오에피스가 단독 지배를 한 것이 맞는가 아니면 공동지배를 한 것이 맞는가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12년에서 2014년 바이오에피스가 단독 지배했다고 보고 이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과연 그럴까? 저들은 바이오에피스가 처음부터 미국의 바이오젠과 공동지배를 하고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삼바가 삼성바이오젠에피스’로 시작하지 않고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시작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삼성바이오젠피스로 시작했다면 공동지배의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회사명 자체를 2012년 설립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시작한 것은 명백한 삼성바이오의 ‘단독지배’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분도 85:15였다. 그러나 바이오 시장이 가치가 커지면서 기업이 시장 가치를 다시 평가받으려는 것은 당연한 기업활동이며 재무활동이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점이 노출된다.

검경은 삼바의 회계처리 부정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국제경제관례를 무시한 억지춘향식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삼바가 자산을 시가평가하여 제대로 된 가치를 알리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정말 심각한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이것은 국제회계기준(IFRS)도 장려하는 바이고 조금도 범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consolidation) 대상에 포함했었다. 자회사 지분을 50%이상 보유하면 한 회사처럼 회계처리를 한다. 그런데 삼바는 지분법(equity method) 증권으로 회계처리를 바꿨던 것이다.

실제로 삼바가 회계원칙을 바꾼 더 중요한 이유는 “종속회사의 회계처리를 바꾸면 시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작은 미약했지만 미래가치는 대폭 상승할 수 있으므로 기업으로서는 시장가치를 다시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바이오젠 같은 큰 기업이 삼바의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와 합자를 한 이유를 살펴야 한다. 그들은 이미 미국 증시에 바이오에피스의 단독 지배인 기업에 투자한 것이라는 공개도 한 바 있었다. 단독지배라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기 때문이다.

합작사가 인정한 단독지배를 왜 증선위가 공동지배라고 하는지?

미국의 바이오젠사(Biogen Inc.)는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1978년 창립한 자산총계 236억 5,260만 달러나 되는 대기업이다. 종업원도 7,300명이 넘는다. 이 생명공학 선도기업이 얼마나 약삭빠른 기업인가? 그들은 무엇보다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앞서 가는 회사다. 이 회사로서는 삼성의 연구진과 저돌적인 도전 정신, 집중과 선택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중요하게 보고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삼성이 단독지배를 하든 말든 한 배를 타겠다는 투자였고 혹시 너무 커질 때를 대비해서 콜옵션을 부여받은 것뿐이다. 이것은 당시 바이오젠도 인정한 것이고 기업 공시까지 한 것이다.

그것을 공동지배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당시 삼성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확률이 높아졌다는 확신을 갖고 몇 군데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이를 장부에 반영시켰다. 다시 말해 이것은 정상적인 기업 평가이고 활동이라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회사의 현실을 가급적 장부에 반영하도록 한다. 그것을 뭐라고 지적할 수는 없다.

현 정부 산하의 금감원은 왜 하필 삼성 승계와 지배구조 재편 때 회계원칙을 바꿔 재벌의 지주회사 (=삼성물산) 가치를 높이려 했는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데 그것은 자기 기업의 가치 평가를 늘 확인하고 싶어하는 기업 본능을 무조건 의심한 데서 나온 억지춘향식 논리이다.

문제의 핵심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가평가에 있어 부풀림이 있었냐는 것으로 그 점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살펴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이런 활동을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기업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야지 변두리만 두드리고 본질은 외면하는 것이 과연 정부가 할 일인가?

바이오시장 진입 초기의 상황을 결과론적으로 살피는 것은 무리

바이오 시장 초기에 삼바는 사실 나스닥으로 가려고 했다. 아직 초기 시장이라 평가나 재무적 확인, 정부의 감시나 제도적 지원 등이 미숙한 우리나라에서 상장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뜯어 말려 국내에 상장하도록 권유해 놓고 지금에 와서 결과론적으로 그랬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식으로 범법 기업으로 몰아붙이면 기업 입장에선 너무나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바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 평가 시에 이제 막 싹을 틔우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 보고 그들과 비슷하게 재무와 자산 평가를 한 것으로 안다. 시장 초기라 특별히 문제가 없었을 것이고 정부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당시 모든 상황을 부정해 버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삼성전자 수뇌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별건 수사’ 관행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별건 수사를 통해 당초 계획에 없던 ‘증거인멸혐의’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며 삼성바이오 수사의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판단과 선택이 정권이 바뀌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에 투자할 외국 기업들은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 언제 무슨 꼬투리로 문제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삼바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여론 조정은 지금 이 정부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 재계 원로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와 검경의 향후 대처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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