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주역 이정재가 미국 프로모션을 다닐 때 항상 동행하던 ‘의문의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이정재가 미국배우조합상(SAG), 크리틱스 초이스, 에미상 등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기쁨의 순간에도 옆자리를 지켰다.
또 영화 ‘헌트로 이정재, 정우성과 유수의 해외 영화제를 함께 누볐다.
그는 바로 아티스트컴퍼니 이규창 총괄이사다.
이 총괄이사는 미국 교포 출신으로 10년간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 배급 및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11년 전에는 가수 싸이 ‘강남스타일’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
지금은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의 해외 비즈니스 부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이규창 총괄이사를 만난 건 지난 14일이었다.
이 총괄이사는 이정재, 정우성과의 인연으로 지난 2021년 아티스트컴퍼니에 합류했다.
일종의 ‘드림팀’이 탄생한 것. 마침 ‘오징어 게임’ 열풍 시기와 맞물렸다.
‘오징어 게임’의 뜨거운 인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대형 플랫폼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이점과 자신이 할리우드에서 쌓은 경험을 가지고 이정재와 함께 자신있게 미국으로 향했다.
소니픽쳐스 근무 시절 부회장의 비서로 스튜디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밑바닥부터 지켜봤고, 스티븐 스필버그, 톰 크루즈, 윌 스미스 등 이름만 들어도 놀라운 할리우드 스타들과 소통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다.
특히 ‘황금 인맥’이 빛을 발했다.
이 총괄 이사는 “미국에서 시상식을 많이 나갔는데, 그냥 나간 게 아니다.
인터뷰도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났다.
대통령 선거 하듯이 캠페인을 했다”며 “작품의 흥행과 화제성이 70%라면, 30%는 홍보다.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수상 확률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 홍보를 위해 이정재의 미국 유명 토크쇼 단독 출연도 성사시켰다.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단독 출연한 이정재는 남다른 애티튜드로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총괄이사는 “저의 일은 카메라 뒤에서, 카메라 앞에 선 아티스트를 멋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기회가 있어서 열심히 했는데, 배우와 (아티스트컴퍼니)직원들이 너무나 잘해줬다.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인정 받으니 행복하고 열정이 더 생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금도 디즈니플러스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를 촬영 중인 이정재와 함께 있다.
이 총괄이사는 “보안상 구체적으로는 말씀 못 드리지만, 프로덕션 컨설턴트로 계약해 이정재 씨를 서포트하고 있다”며 “이정재 씨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나중에 작품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영국에서 그룹 블랙핑크 공연을 관람 한 적 있다는 이 총괄이사는 K 콘텐츠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몸소 느꼈다.
그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고, 다 외국인이더라. 그런데 가사를 다 따라부르는 걸 보고 ‘진짜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한류가)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이제는 K 콘텐츠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아졌다.
더 긴장 하면서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K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강조했다.
“K 콘텐츠, 이제는 ‘트렌드’가 아닌 ‘레거시(LEGACY, 유산)’가 돼야 해요. 지금도, 50년 뒤에도 똑같이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
K 콘텐츠에 대한 향후 과제가 담긴 그의 말에서 자부심과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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