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벤츠 충돌테스트에 활용된 전기차들. 이정인 기자 |
“벤츠에 안전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핵심이자 DNA의 일부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더 뉴 EQA·EQB 사전 공개 행사’ 겸 ‘전기차 안전 인사이트’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벤츠는 지난해 10월 독일 진델핑겐 자동차안전기술센터에서 정면 충돌 테스트한 차량 실물을 한국으로 가져와 이날 전시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차량은 구형 벤츠 EQA와 EQS SUV였다.
전기차 정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 업체는 벤츠가 처음이다.
보통 차량을 벽면에 충돌시키거나, 차량 전면을 재현한 알루미늄 장애물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벤츠는 2.2t과 3t에 달하는 순수 전기차 두 대를 직접 충돌시키며 안전 실험을 진행했다.
당시 두 차량은 서로 마주 본 상태로 시속 56㎞로 달려오며 앞 면적 50%를 접촉하며 충돌했다.
상대 속도가 시속 112㎞에 달했다.
두 차량 상태를 자세히 살표보니 차량 앞면을 덮고 있던 보닛은 종잇장처럼 구깃구깃 접혀있었다.
반면 A필러부터 루프, 트렁크에 이르는 프레임은 멀쩡했다.
4개의 문은 모두 정상적으로 여닫을 수 있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율리아 힌너스는 벤츠 그룹 충돌 안전 엔지니어 “우리는 더 안전한 차, 더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돌 테스트 전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다 보니 실제 테스트 전에 좋은 안전 품질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차 출시 전 시뮬레이션을 1만5000회, 충돌 테스트는 150회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충돌 시 외관이 제대로 변형되어야 탑승자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다”며 “외관이 변형되면서 탑승자가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된다.
충돌 당시의 충격도 여러 단계로 분산시킨다”고 설명했다.
마르셀 브로드벡 벤츠 그룹 전기차 충돌시험 엔지니어는 “여러 사고 유형 중 정면 충돌 상황이 탑승자에 가장 위험하다”며 “다양한 형태와 측면에서 실험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정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실험했다”고 했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돼 사고 후 화재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화재 위험성은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벤츠는 충돌 사고로 인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벤츠는 고전압 배터리 누전을 방지하기 위해 8단계의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선 웬만한 충격에도 고전압 배터리팩은 변형이 없도록 설계를 강화했다.
또 충돌로 인해 에어백이 펴지면 자동으로 차량 내 모든 전류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장착했다.
만약 자동 차단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구조 대원이 수동으로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수동 비활성화 기능도 구축했다.
고전압 케이블은 손상 가능성이 가장 낮은 차량 중앙에 배치하고 고전압 관련 부품은 덮개 강성도 강화했다.
힌너스 엔지니어는 “실제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 상황에서 어디에 충격과 변형이 발생하는지 파악해 고전압 시스템이 이런 위험 지역에서 제외되도록 '프로텍션 존'에 배치했다”며 “사고 신호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전압시스템이 차단되면서 케이블 등에 어떤 전류도 남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충돌 테스트를 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화재를 대비한 시설이 있고, 소방관도 항상 대기하지만 사용한 적이 없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츠는 무사고 주행을 2050년까지 달성한다는 ‘비전 제로’ 목표 아래 사고 조사, 주행 시험, 안전 시스템 업데이트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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