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주변에 하루에 만보 걷기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물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어플들 영향도 있어 보입니다.
저 또한 스마트 워치와 함께 건강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여름이 되면서 제 왼쪽 손목에 시계 때문에 나타나는 하얀 줄을 보면서 문득 제가 스마트 워치의 노예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플에서 시키는 대로 목표달성을 하느라 손목에서 시계를 풀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떤 어플들은 운동하는 걸음 수에 맞춰 포인트도 쌓아주고 한다는데요. 저는 그런 혜택은 없습니다.
그저 핸드폰 안에 배지가 생길 뿐인데, 그걸 위해서 제가 그렇게 말을 잘 듣는다니까요.
얼마 전 세계달리기의 날 특별도전목표가 떴습니다.
5km이상 달리기를 해야 배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인데요. 일반 목표보다 특별 목표 배지가 ‘특별’하게 예쁘다 보니 제가 2019년부터 수집 중이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저녁 약속이 늦게 끝나는 날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달리기를 할 생각으로 운동화를 신고 나갔습니다.
운동복 차림도 아니고, 작은 에코백도 들고 있었지만, 신데렐라처럼 12시 전에는 달리기를 마쳐야 했기에 저는 횡단보도 앞에서도 제자리 달리기를 하는 열정으로,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어렵사리 5km 달리기를 마쳤습니다.
오랜만이어서인지 골반도 살짝 욱신거리더군요. 5km를 살짝 넘는 목표 달성에 뿌듯해하며 흑백의 배지가 예쁜 색깔의 칼라배지로 바뀌어 획득되기를 기다리는데, 웬일인지 그게 안 되는 겁니다.
다음날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까만 배지를 보며 고객센터에 전화라도 해야 하나 하던 차에 갑자기 제 눈에 들어온 날짜. 세계달리기의 날은 6월 첫 번째 수요일이라 5일에 해야 했는데, 저는 화요일 4일 날 밤에 달린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정신이가 잠시 가출을 했었다니..
결국 수요일 밤 11시에도 저는 달렸습니다.
이번엔 집에 오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볍게 밤길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5km를 넘자마자 바로 제 특별배지가 생명을 얻어 예뻐졌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뭐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하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행복은 강도보다는 빈도수라면서요. 이런 소소한 성취가 제게는 행복의 빈도수를 하나 더 올려주네요. 그나저나 정신 챙기는 어플은 안 나올까요?!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