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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재현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이변을 일으켰다.
‘유럽의 강호’ 독일을 상대로 1점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4 파리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1차전서 23-22 승리를 거뒀다.
첫 단추를 기분 좋게 꿰며 8강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과거 올림픽 효자 종목 중 하나였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다.
1984년 LA 대회 은메달을 획득한 것이 신호탄이다.
1988년 서울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선 은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선 동메달을 추가했다.
기세가 꺾인 것은 2016년 리우 대회 때부터다.
당시 조별리그서 탈락, 쓰디쓴 패배의 잔을 마셨다.
직전 대회였던 2021년 도쿄 대회에서도 8강에서 짐을 쌌다.
이번 파리 대회를 앞두고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22위) 아쉬움을 남겼다.
역대 가장 약한 전력이라는 혹평이 뒤따랐다.
심지어 이번 파리올림픽서 한국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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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첫 상대부터 까다로운 독일이었다.
독일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서 6위에 자리했다.
체격조건에서도 차이가 꽤 컸다.
평균 신장만 하더라도 한국은 172.9㎝, 독일 177.6㎝이었다.
흔들리지 않았다.
6개국이 한 조에 속한 조별리그서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2승을 확보하거나 최소 1승1무를 해야 가능하다.
반드시 독일을 잡아야 했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한국은 전반전을 11-1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 한때 14-18로 벌어지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때 시그넬 감독의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골키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필드 플레이어를 투입하는, 이른바 7-6 전술을 내세운 것.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연달아 맞아 떨어지며 차근차근 격차를 좁혔다.
쫓고 쫓기는 승부 끝에 종료 4분 전 우빛나의 7m 스로 득점, 22초 전 강경민의 쐐기 득점으로 승리를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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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날 류은희와 강경민이 6골씩 넣으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강은혜는 4개의 슛을 모두 성공시키는 날카로움으로 힘을 보탰다.
골키퍼 박새영은 5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문을 지키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올림픽 무대서 독일을 꺾은 것은 2008년 베이징 대회(30-20) 이후 16년 만이다.
자신감이 한층 높아왔을 터. 다음 상대는 슬로베니아다.
28일 2차전을 치른다.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8강으로 가는 길을 좀 더 확실하게 다질 수 있다.
한국은 침착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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