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준결승의 아픔, 동메달로 지워냈다.
한국 탁구 대표팀 혼합복식 임종훈-신유빈 조는 3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홍콩의 두호이켐-웡춘팅 조(4위)를 4-0(11-5, 11-7, 11-7, 14-12)으로 꺾었다.
둘 모두에게 생애 처음이었던 올림픽 무대는 값진 동메달로 시작됐다.
◆높았던 기대
혼합복식은 2020 도쿄에서 처음 도입된 신규 종목이다.
탁구 종목 세계 최고로 불리는 중국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덜한 배경이다.
국가별로 딱 1개 조만 출전한다는 점도 한국에는 반가운 대목이었다.
대한탁구협회가 메달을 위한 전략 종목으로 분류한 이유기도 하다.
기대감은 컸다.
2020 도쿄에서 단식 32강 탈락, 단체전 8강 탈락 등으로 고개를 떨궜던 신유빈의 급성장이 반가운 요소였다.
지난해 5월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 진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 등의 업적이 그 증거였다.
단식과 복식을 두루 오가며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임종훈도 국제대회에서 눈도장을 찍으며 신유빈의 최고 파트너로 떠올랐다.
 |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고 기쁨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높았던 만리장성
독일과의 16강, 루마니아와의 8강을 가뿐히 뚫는 순항으로 기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중국을 마주친 4강에서 끝내 고비를 넘지 못했다.
대진표가 짜여질 때부터 우려를 낳았던 왕추친-쑨잉사와의 매치업이 완성됐다.
종목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최강 듀오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4번 만나 모두 졌던 상대기도 하다.
첫 게임을 잡아내는 호재 속에서 연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등 분투를 펼쳤지만, 끝내 만리장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게임스코어 2-4로 패해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둘은 준결승을 마치고 “잘 싸웠어도 진 건, 진 것”이라며 애써 아쉬움을 누르기도 했다.
◆유종의 미
 |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포기는 없었다.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고 남은 동메달 결정전에 사활을 걸었다.
마침 신유빈이 마주친 두호이켐은 2020 도쿄 단식에서 자신을 떨어뜨린 적이기도 했다.
짜릿한 설욕이라는 동기부여가 덧붙었다.
시원한 한판을 빚었다.
1게임부터 6-0으로 앞서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홍콩을 압박해 연달아 3게임을 챙겼다.
마지막 4게임이 치열했다.
물러서지 않으려는 홍콩과 듀스 접전이 펼쳐졌지만, 이마저도 이겨냈다.
3차례 듀스 끝에 매치 포인트를 따내며 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뜻깊은 기록이 따라왔다.
한국 탁구가 2012 런던에서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만에 추가한 올림픽 메달이다.
신유빈은 2008년 베이징 여자 단체전 3위의 당예서·김경아·박미영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는 16년 만에 메달리스트가 됐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 8월 19일 입대가 예정된 상황이었으나, 짜릿한 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챙긴다.
변곡점을 마련한 둘의 도전은 계속된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 임종훈은 남자 단체전에 출격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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