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한 후 태극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기대 이상은 분명하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에 나선 대한민국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50명)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144명이 파리로 향했다.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선수단 규모가 대폭 줄었다고는 하나 예년에 비해 기대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 16위(금6·은4·동10) 수준의 성적을 기대했다.
◆金이 쏟아진다
뚜껑을 열어보니 목표는 너무 낮은 듯 보였다.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시작을 알렸다.
이어 사브르 단체전에서 2012년 런던 대회(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 이후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파리에서 300㎞ 떨어진 샤토루에서 따로 경기를 펼쳤던 한국 사격은 금메달 3개(은메달 3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 감독은 올림픽 전 목표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잡았다.
이마저도 지난 5월에 비해 소폭 상향 조정한 것이었다.
오예진, 반효진, 양지인 등 세 명의 신예들이 올림픽을 금빛으로 수놓았다.
한국 양궁은 화룡점정을 이뤄냈다.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양궁 전종목 석권을 달성했다.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 혼성 단체전까지 휩쓸었다.
혼성 단체전이 도입된 2020 도쿄 대회 이후 5종목 석권은 이번이 처음이다.
압도적이었다.
활·총·칼로 대표된 금메달 레이스에 안세영은 새로운 업적을 가져왔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기며 배드민턴 여제의 탄생을 다시 한 번 알렸다.
 | 여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한 후 태극기를 흔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분위기가 달랐다
두 자릿수 금메달을 넘어선 한국 선수단을 향해 찬사가 이어진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의 분석을 두고 ‘목표를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온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줄곧 “객관적인 데이터에 따라 목표를 잡았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의문은 더욱 커진다.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매일 2∼3개의 경기장을 오가는 장 촌장은 7일 “기대 이상의 성적에 자랑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4월 올림픽 D-100 미디어데이 때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50일 정도 남았을 때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 촌장은 지난 6월 열린 D-30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촌에서 선수들, 지도자들과 지내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대회 초반 금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에서 예상대로 금빛 소식이 들려오면서 더욱 분위기를 탔다는 평가도 내놨다.
체육회 관계자는 초반 선전이 이어질 때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분히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이 2024 파리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돌아보기도 필수
사격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면 수영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수영은 장 촌장이 “선수단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기대된다”고 할 정도였다.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동메달을 안긴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황선우는 부진 속에 대회를 마쳤고 사상 첫 포디움(시상대)을 노렸던 남자 계영 800m도 처음 결선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장 촌장은 “수영 선수들의 경우 첫 50m의 기록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나머지 구간에선 가지고 있는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총 17개(금2·은4·동11)의 메달을 수확했던 체조도 이번 대회 노메달로 마쳤다.
대회 직전 김한솔이 부상으로 하차했고 여서정도 결선 경기 2시간 여를 남기고 어깨 탈구 부상으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기대했던 종목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올림픽이 끝나고 점검할 예정이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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