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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현과 김희애, 장동건, 설경구(왼쪽부터)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전 세계 유수 영화제 19회 초청'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운 한국 영화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전 세계를 사로잡으면서 화제작으로 떠오른 '보통의 가족'이 국내 극장가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제작보고회가 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재완 역의 설경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저를 포함한 다른 캐릭터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까라는 궁금증을 품을 것"이라고 작품의 매력을 언급했다. /장윤석 기자

먼저 허 감독은 "'더 디너'는 영화로 네 차례나 제작됐을 만큼 영화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지금의 한국 사회와 제가 사람에 관해 궁금해했던 것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질문과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담으려고 하다 보니 한국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싶다"고 원작과 차별화된 매력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러지 않을 거야'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식이 연관된 사건을 마주하면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담은 작품"이라며 "배우들이 캐릭터들의 변화를 자연스럽고 긴장감 있게 표현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지만 지금껏 본 적 없는 앙상블을 봤다"고 힘주어 말했다.

설경구는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인물을 만난 그는 "살인범도 무죄 추정의 원칙을 따라 변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저를 포함한 다른 캐릭터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까라는 궁금증을 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동건(오른쪽)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재규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장윤석 기자

'창궐'(2018) 이후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장동건은 "떨리고 긴장되면서 설레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여러분께 선보이게 돼서 설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원리 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명예와 관련된 일에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도덕적이고 자상한 소아과 의사 재규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2012년 개봉한 '위험한 관계' 이후 '보통의 가족'으로 허 감독과 재회한 장동건은 "저는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한다. 배우는 감독이 원하는 걸 구현하고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허 감독은 이런 것을 배우와 함께 찾아가려고 한다"며 "배우가 편안함을 느끼는 것 안에서 최선의 것을 찾아내 준다"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또한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와 장동건의 만남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날 설경구는 "장동건과 내가 형제인데 '닮았냐?'고 물어봤다. 부담스러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알고 지낸 지 꽤 됐는데 이번에 함께 연기하면서 깊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이를 들은 장동건은 "제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한 번 모임에 나갔다가 술을 마시고 잠깐 잠에 든 적이 있다. 일어나 보니까 경구 형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자고 있더라. 당시 시간이 꽤 오래 흘렀는데도 묵묵히 참으면서 견딘 걸 알고 있다"며 "그때 '이 사람은 정말 형이다'라는 걸 마음속으로 새기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 형제로 만난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뻤다"고 에피소드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수현은 냉철한 시선으로 진실을 지켜보는 지수로 분해 한국 영화에 데뷔한다. /장윤석 기자

김희애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을 연기한다. 그는 설경구 장동건 수현과 함께 연기한 것에 관해 "대한민국 최고 배우들임에도 성실했다. 그래서 이렇게 롱런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며 "최고의 스타임에도 성실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나도 퍼즐의 한 조각으로서 이를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의 열연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허 감독은 "김희애의 귀여운 모습부터 무서운 모습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수현은 냉철한 시선으로 진실을 지켜보는 지수로 분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흔들리는 가족들 사이에서 색다른 시선을 던진다. 이번 작품으로 첫 한국 영화에 데뷔하게 된 그는 "어린 엄마 지수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또 허진호 감독님은 제 꿈의 감독님이었다. 여운이 남는 작품 안에서 아이코닉한 여성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이렇게 인연이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수현은 자신이 연기한 지수에 관해 "그냥 보면 굉장히 뻔할 수 있는 젊은 와이프이지만 어린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되어가는 걸 배우는 캐릭터다. 또한 '내 생각은 이런데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이게 짙은 여운을 남기는 질문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있던 감독과 함께 작업한 기분은 어땠을까. 수현은 "마치 외국 현장 같았다. 외국 현장은 리허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인데 허진호 감독님도 정말 섬세하게 리허설을 진행하셨다. 설경구 선배님과 처음 만났을 때도 7시간을 물만 마시면서 앉아만 있었다. 그래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계속 질문을 던지시는 감독님"이라고 회상했다.

전 세계 유수 영화제 19회 초청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운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국내 개봉한다. /장윤석 기자

앞서 '보통의 가족'은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부터 제26회 우디네극동영화제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전 세계 유수 영화제 19회 초청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설경구는 '보통의 가족'이 국내 개봉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에 관해 "감독님은 현장에 오시는 게 즐겁다고 했지만 저는 네 배우가 함께 찍는 장면을 찍는 게 두려웠다. 긴 호흡을 자르지 않고 한 번에 찍었기 때문에 모두가 긴장한 상태에서 촬영했다"며 "이게 짜릿할 수 있지만 몰입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 이런 호흡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작품에 피가 나고 뼈가 부러지는 액션은 없지만 저희끼리는 구강 액션이라고 말했다. 그것보다 더 강렬했다"고 자신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완성본을 봤다는 장동건은 "관객의 입장에서 정말 강렬하고 마음이 동요됐다"며 "딜레마에 관한 고민부터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들, 인간의 본성과 양면성 등이 휘몰아치고 영화가 끝났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장동건은 "러닝타임이 1시간 50분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시간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수현은 "허진호 감독님만의 감성이 담겨 있고 생각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게 잔잔한 긴장감을 유발할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면 그럴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보통의 가족'은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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