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확장재정 필요성↑
내수 부진 장기화로 내년 1%대 경제성장률 전망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국회에서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한 달 후 들어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압박에 맞서기에는 리더십 공백이 미칠 경제적 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얼어붙고 있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한국은행은 두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계엄 후폭풍으로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통화정책도 엉킨 모습이다.
이에 내수 회복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17일 경영·경제학과 교수에게 내년 경제 전망과 통화·재정정책을 어떤 방향성으로 가져가야할지 살펴봤다.
이들은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실물경기도 쪼그라든 현 시점에서는 경제 방어와 회복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며, 확장재정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좋은 소식보다 안좋은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한국 경제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성장률은 1.5~1.8%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지난 9월 전망보다 0.3%포인트 하향조정한 2.0%로 전망했다.
ADB는 하향조정한 배경에 대해 “내수는 기준금리 인하, 정부정책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의 영향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2.1%에서 1.9%로 내렸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2% 초반에서 1% 중반까지 낮춰 잡았다.
저성장에 내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류 교수는 “현재 예산안에 따르면 세입·세출 모두 추경(추가경정예산)해야 한다”며 “올해도 세입 예산 결손이 엄청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에 예상한 세수결손은 29조6000억원이었는데 지금은 35조원 정도로, 이런 상태에서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에서 전재하고 있는 국세 수입도 상당히 높게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와 민생부분이 너무 안좋아 이를 보강하는 세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국회는 증액없이 감액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 673조3000억원을 통과시켰다.
정부 원안인 677조4000억원에서 예비비,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감사원 특경비 등에 해당하는 4조1000억원을 삭감한 액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비 침체 해결을 위해서는 추경을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아직 추경 편성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기획재정부와 예산 조정 필요성이 있을 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는 여당의 입장이 야당과 맞서고 있다.
하지만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확장재정 대응 필요성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야당 의원과 만난 이창용 한은 총재도 ‘확장적 재정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최소한의 안정은 찾았으나, 트럼프 집권을 앞두고 미·중 갈등 등 무역쪽에서 성과내기에는 쉽지 않다”면서 통화정책의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
강 교수는 “통화정책으로 내수 살리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감세와 긴축재정 정책에서 이제는 필요하다면 일부 증세하거나 국채 발행 등으로 재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팽창된 상태라서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면 부동산 쪽으로 돈이 몰려 부채가 부풀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이 크니까 소비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부양책이 있어야 하는데 재정과 통화정책 양쪽에서 확장적인 정책으로 가는 게 바람직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투기 대출도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낮추기 보다는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가되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더했다.
정 교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비가 적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요인도 있지만, 정부가 재정 지출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내년 봄에는 추경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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