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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리뷰] 류승완 감독 '모가디슈'…드디어 여름이 왔다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1-07-28 00:00:00

영화 '모가디슈' 28일 개봉[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영화가 재밌기도 하고, 형편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최씨네 리뷰'는 이러한 필자의 경험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꼭지(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논평(리뷰)을 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낯설게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극장 풍경이다.
'2억명 관객 시대'라며 떠들썩했던 일이 너무나 옛일처럼 느껴진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상반기 한국 영화 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2002만명으로 전년 대비 38.2%(1239만명) 감소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상반기 관객수 중 역대 최저다.
영화 '분노의 질주9' '크루엘라' '블랙 위도우' 같은 대형 영화가 없었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수도권 중심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올해 여름에는 한국 대형 영화를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다.
다행히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가 개봉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여름 영화'라 불릴 만한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이전 상황이었다면 '천만 관객'도 노려볼 만한 작품이다.

영화 '모가디슈' 28일 개봉[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한국 대사 한신성(김윤석 분)은 몇 년째 소말리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분투 중이다.
UN 가입을 위해서다.
9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세계화를 부르짖었던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UN 가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많은 투표권을 가진 아프리카 위주로 외교 총력전을 벌였고 소말리아 역시 그중 하나였다.
한 대사와 안기부 출신 강대진(조인성 분) 참사관 등으로 꾸려진 한국 외교단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말리아를 공략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오래전부터 소말리아에 터를 잡고 이들과 교류해온 북한 외교단 때문이었다.
남북은 서로 UN에 먼저 가입하기 위해 날을 세우고 있다.
남북 관계마저 최악으로 치달아있는 상황. 남북 대사와 참사관은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며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던 중 소말리아는 내전으로 큰 혼란을 맞는다.
정부와 반군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고 이는 각 대사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반군은 대사관까지 침탈하고 이들을 공격한다.
통신도 끊기고 비축한 식량마저 떨어지는 상황. 반군에게 공격당한 북한 대사와 직원들은 한국 대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오해와 갈등 끝에 남과 북은 생존을 위해 손을 잡기로 한다.

영화 '모가디슈' 28일 개봉[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테랑' '군함도' 등으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제작비가 200억원 이상 투입된 작품으로 텐트폴 무비(흥행 기대작)다운 화려한 볼거리와 규모감을 자랑한다.
해당 영화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00%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출연 배우들마저 "무모하다"라고 할 정도였지만 이미 영화 '베를린'으로 해외 촬영을 경험한 류승완 감독은 안정적으로 로케이션(현지 촬영)을 마쳤다.
'모가디슈' 팀이 담아낸 이국적 풍광과 정취는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이는 관객의 몰입으로 연결된다.
영화 초반은 UN 가입을 위한 남북의 노력과 갈등 그리고 소말리아 상황 묘사 등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영화 배경인 1991년도를 완벽히 묘사하고 관객이 이를 받아들여야 이후 펼쳐질 탈출극에 속도감이 붙기 때문이다.
이후 잔가지를 쳐내 무게를 덜고 질주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추기 어려워진다.
거침없는 질주 속에서도 류 감독 특유의 리듬감은 빛난다.
이야기 구성과 인물 그리고 화면 구성과 편집 등 리드미컬한 감각이 인상 깊다.
미장센이며 규모감은 할리우드 영화에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한국 영화의 또 다른 확장을 보여준다.
영화의 자랑거리인 카체이싱(자동차 추격 장면)도 마찬가지. 영화의 오락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속도감을 중요히 여기다 보니 인물 중심으로 본다면 매끄럽지 않은 면면이 발견된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캐릭터들은 성격만 강조되고 서사는 채 풀지 못했다.
이들의 전사나 관계는 눈치껏 파악해야 한다.
남북이 감정을 교류하고 정서적 교감을 하는 부분도 마찬가지. 배우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이는 관객에게 친숙하고 연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주·조연 배우들이 맡는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내 인물의 감정 묘사를 위해 애쓴다.
김윤석, 조인성, 정만식, 김소진 박경혜 등 배우들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극장을 나서고 보니 북한 대사 림용수 역 허준호와 북한 태준기 참사관 역 구교환의 잔상이 깊다.
이날 취재진은 사람·장소·사물 및 음악 등 각각의 음향이 살아 움직이며 공간을 생동감 있게 채우는 돌비 애트모스 형식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의 이국적 풍광과 풍성한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 아이맥스와 돌비 애트모스 형식을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이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28일 개봉. 관람 등급은 15세이며 상영 시간은 121분이다.

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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