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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아름다운 선에 매료… 호프만의 여인과 잘 어울려”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09-25 20:59:54
29일 개막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연출 뱅상 부사르
‘마농’ 연출 당시 개량한복에 꽂혀
무대의상 한복스타일 드레스로
“다른 나라 공연서도 활용하고파”
‘호프만…’ 오펜바흐의 미완성 유작
가장 드라마틱한 결말의 버전 선택
“오페라 어려움 떨치고 즐기시라”


“한복이 굉장히 아름답고 개인적 취향에도 맞아서 ‘호프만의 이야기’를 한국이 아닌 유럽 등 다른 나라 무대에서 올릴 때도 한복에 영감받은 의상을 활용하고 싶어요.”

국립오페라단이 3년 전 국내 무대에 모처럼 선보여 대호평받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국립오페라단이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다시 공연한다.
앙코르 무대까지 만들게 된 연출가 뱅상 부사르는 “한복의 아름다운 선(線)에 매료됐고, 한복이 시대를 넘나드는 영구성과 보편성을 띤 의상 같아서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들에게 잘 어울릴 것으로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호평받은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다시 국내 무대에서 선보이게 된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모습. 국립오페라단 제공
지난 20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연습을 마친 직후 부사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스 출신으로 연극을 전공한 부사르는 2001년 파리 프랑스국립극장 스튜디오에서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연출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지금까지 60여 작품을 연출했다.

“2018년에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농’을 연출하러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무대 의상을 찾기 위해 돌아 다니다 개량한복이 눈에 들어왔어요. 당시 한복 전시회도 다니며 관련 자료도 많이 접했는데 굉장히 아름답고 보편적인 옷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보편성을 가진 여성들이라 잘 어울릴 것 같은 한복 스타일로 의상 콘셉트를 잡았어요.”

부사르 설명대로 이듬해 그가 연출한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극 중 1인 3역으로 올림피아·안토니아·줄리에타를 연기한 소프라노가 입은 한복 스타일 드레스는 환상적인 이야기 내용과 맞물려 묘하게 어울렸다.
2019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호프만의 이야기’ 한 장면. 여성 출연자가 입은 한복 스타일 의상이 신비로운 무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 결정판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오페레타(‘작은 오페라’란 뜻으로 간단하고 가벼운 대사, 노래, 춤 등이 섞인 가극) 100여편을 쓴 ‘오페레타의 제왕’ 자크 오펜바흐(1819∼1880)가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장편 오페라다.
순진한 예술가 호프만이 아름다운 여인들(올림피아·안토니아·줄리에타)과 가슴 아픈 사랑을 한 뒤 진정한 시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뤘다.
독일 낭만주의 대문호 E.T.A. 호프만(1776∼1822)의 사랑과 관련된 세 가지 단편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을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5막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오펜바흐가 다 완성하지 못한 채 숨지면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고 여러 버전으로 공연된다.

공교롭게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2019년)에 이어 호프만 서거 200주년(2022년)에도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부사르는 다른 유명 오페라와 차별화된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품 속에서 호프만은 만났던 3명 여성이 죽거나 배신하는 등 결국 다시 잃어버리게 되는데 ‘여성은 남성이 지배·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란 메시지를 담고 있어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은 이미 국내 오페라팬에게 여러 번 좋은 무대를 선보여 인기인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부사르의 재결합 무대이기도 하다.
부사르와 이 작품은 물론 ‘마농’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던 레싱은 스토리적 구성이 탄탄하고 장대한 합창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가장 드라마틱한 음악적 결말의 버전을 선택했다.
부사르는 주인공이자 극 전체 내레이터인 호프만(테너 국윤종·이범주)을 순진하고 물정 모르는 예술가로 설정하고 그가 사랑한 여인 올림피아(소프라노 이윤정·강혜정), 안토니아(〃윤상아·김순영), 줄리에타(〃오예은·김지은)를 소프라노 3명이 각각 연기하도록 했다.
이전 공연에선 한 명의 소프라노가 세 배역을 소화한 것과 달라진 지점이다.

부사르는 이번 무대에 대해 “음악과 작품 해석, 무대장치, 의상 등은 기본적으로 3년 전과 달라진 게 없지만 이번엔 호프만의 여인 3명을 3명 소프라노가 따로 맡기 때문에 가수(성악가)들 특성에 맞게 보다 깊이 있는 연출을 하려고 일부 장면을 약간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성악가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이고, 이번 작품에 새로 합류하는 성악가들도 목소리가 아주 멋지다”며 한국 음악교육 시스템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오페라가 어렵고 따분한 예술장르로 인식돼 대중화에 갈 길이 멀고 그 때문에 뛰어난 성악가들이 설 만한 무대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호프만의 이야기’를 처음 접할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뭘까. “익숙하지 않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일단 극장에 오세요. 모든 장면을 아주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귀 열고 크게 웃으며 감동할 준비만 하고 오시면 됩니다.
”(웃음)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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