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에서 고래로/라몬 파체코 파르도/박세연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한국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뚜렷한 역사의 족적을 남기며 진보해 왔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의 식민 통치와 민족의식, 정부 수립과 전쟁,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과 엄혹한 독재 정권,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 등 70년이라는 ‘단기간’에 분열과 갈등, 대립과 이해를 반복하며 역동적 사회 변화와 경제 성장을 이뤄 왔다.
한국학 권위자이자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저자는 한국 밖, ‘국외자’의 관점으로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국제 정세, 사회, 문화, 경제 등을 연구해 왔다.
저자는 경제·문화 강국으로서 ‘한국’을 주목하고 한국이 어떻게 짧은 시간 동안 전쟁의 참상과 분열된 사회를 딛고 오늘날의 사회를 이루게 됐는지 짚어 본다.
1948년부터 2023년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총 6장의 연대순으로 구분하고 각 장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배경을 살펴본다.
 | | 라몬 파체코 파르도/박세연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
1960년대부터 이뤄진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과 재벌 기업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주목하면서 한국 사회의 경제 성장과 함께 이뤄진 ‘사고방식의 변화’를 짚어 낸다.
저자는 1960년대 한국 사회에서 국가와 독재 정권의 통치를 강화하는 이념으로 ‘민족’이 사용되었다면, 1990년대 초 한국 사회에서는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보편적 ‘평등’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고방식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산업화와 민주주의라는 역사적 흐름 안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인은 개방적인 사고방식으로 ‘진화’했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로 이어졌다고 보았다.
이러한 한국 사회를 이루는 개방성과 수용성이 (국가 간) 외교 및 경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선도하는 국가가 됐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 사회 내부에 여전히 상존하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 진보·보수 간의 이념적 갈등, 성차별 문제, 다문화 사회 등 외면할 수 없는 사회 문제를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사고방식의 ‘진화’는 여전히 한국 사회의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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