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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얼굴무늬 수막새’가 출토된 경주 흥륜사지에서 대형 법당 흔적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일대를 발굴 조사해 황룡사 금당과 견줄만한 규모의 대형 금당지(금당 터)를 찾았다”고 25일 전했다.
금당은 본존불을 모신 큰 법당을 뜻한다.
흥륜사지에는 1980년대에 지은 흥륜사가 있다.
이전에는 635년에 창건된 영묘사가 있었다고 추정된다.
‘영묘사(靈廟寺)’, ‘영묘지사(靈廟之寺)’ 등의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출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고려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불교 공양구가 출토돼 주목받기도 했다.
조사단은 이곳에서 금당을 이루는 기단 흔적을 찾아냈다.
기단은 건축물의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이다.
흥륜사 터에서는 상·하층 이중으로 된 기단이 조성돼 있었다.
특히 아래층에선 햇볕을 가리기 위해 설치하는 차양 시설의 주춧돌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햇볕을 가리거나 빗물을 막기 위해 출입 부의 상부 벽 또는 지붕 끝에 만드는 지붕인 차양 칸을 갖췄으리라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금당은 경주에서는 황룡사 중금당(584), 사천왕사 금당(679)을 제외하고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며 “신라 사찰의 금당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학계는 기단의 규모와 형태도 눈여겨보고 있다.
금당지 내부는 기단석에서 초석까지 높이가 230㎝다.
황룡사 중금당의 기단 높이인 110㎝의 두 배가 넘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을 갖춘 사례”라고 말했다.
금당 건물은 신라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최소 세 차례 변화를 거쳤다고 추정된다.
금당 터에선 삼국시대에 제작된 연꽃무늬 수막새가 출토됐다.
금당 앞쪽에선 지붕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인 곱새기와 등이 나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8세기 전반에 여러 개의 석재를 짜 맞추는 형태의 계단석을 설치했다고 추정된다”면서 “9∼12세기에 넓은 차양 칸을 갖춘 대형 건물로 변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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