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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중급 규모의 상업 영화를 육성해 영화계 위기를 극복한다.
한상준 영진위 신임 위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 상업 영화에 투자가 쏠려 흥행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영진위 제작 지원 대상을 독립영화뿐 아니라 중급 규모 영화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영진위가 규정한 중급 상업 영화 기준은 순제작비 10억 원~80억 원의 작품이다.
이미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졌다.
내년에 중급 규모 영화 최대 열 편의 제작과 유통을 지원한다.
차기작 제작의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영화인의 성장을 도모한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영화계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92억 원(12.5%) 증액한 829억 원으로 편성했다.
여기서 중급 상업 영화 제작 지원사업에 사용하는 금액은 100억 원이다.
별도로 26억 원을 투입해 콘텐츠 기획·개발도 지원한다.
일각에선 이번 지원이 독립·예술영화 홀대라고 비판한다.
내년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사업 예산이 114억 원에서 67억 원으로 삭감됐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상업 영화에 무게가 쏠린 것은 맞다"면서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독립영화 제작 지원 액수가 크게 줄어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상업 영화가 관객을 많이 모을 때 독립영화도 꽃을 피웠다"며 "상업·독립영화는 서로 연동돼 있다.
한쪽만 잘되는 일은 없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밖에도 영화발전기금 고갈 위기에 따른 재원 다각화, 국내 영화 인력 세계 무대 진출 지원, 신인 연출자 지원, 2030년까지 부산 촬영소 2단계 건립 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지지부진한 스크린 독과점, 티켓 객단가(영화관람권 평균 발권가) 조정, 홀드백(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온라인 등 다른 플랫폼에 유통되기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것) 도입 여부 등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작사, 영화관, 투자배급사 등의 이해관계가 아주 다르다"며 "정책적으로 풀어낼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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