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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83) 감독이 올해 막사이사이상 수상 소감에서 일본의 태평양전쟁 중 민간인 대학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24일 아사히신문은 미야자키 감독이 지난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막사이사이상 시상식에서 요다 겐이치 스튜디오 지브리 이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수상을 계기로 다시 필리핀을 생각하게 됐다"며 "일본인은 전쟁 중에 잔인한 일을 심하게 했다.
민간인을 많이 죽였다.
일본인은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계속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러한 역사가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서 막사이사이상을 받는다는 것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은 과거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를 비판해왔다.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라몬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아시아 지역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그동안 테레사 수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이 이 상을 받았다.
라몬 막사이사이상 재단은 올해 수상자로 미야자키 감독 등 개인 4명과 단체 1곳을 선정했다.
재단은 미야자키 감독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작품이 상업적으로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표현해 보는 사람에게 성찰과 배려를 촉구한다"며 "환경 보호나 평화, 여성 권리 등의 문제를 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해시킨다"고 밝혔다.
재단은 미야자키 감독 메시지에 대해 "더 좋은 양국의 미래를 위해 과거 역사와 마주하고 이를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013년 영화 ‘바람이 분다’를 완성하고, 같은 해 9월 기자회견을 통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0년 만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선보이며 다시 영화계 복귀를 알렸다.
감독 자신의 인생을 담아 7년에 걸쳐 만든 이 작품은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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