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국내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94억3000만달러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6월 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94억3000만달러 줄었다.
2020년 11월(4363억7700만달러)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4617억6600만달러, 3월 4578억1000만달러, 4월 4492억9800만달러, 5월 4477억1100만달러에 이어 이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월(15억9000만달러)보다 훨씬 커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원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폭 사용하면서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는 통상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급등락세가 심해질 경우 당국이 외화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을 안정시킨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배경과 관련해 "기타통화 외화자산 미 달러 환산액과 금융기관 예수금이 감소하고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실시한 것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952억7000만달러)이 한달 전보다 62억3000만달러 급감했고 예치금(192억3000만달러)은 26억4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145억7000만달러)은 5억1000만달러, IMF 포지션(44억2000만달러)은 6000만달러 감소했다.
5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월과 동일하게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3조1278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297억 달러), 스위스(1조411억달러), 인도(6032억달러), 러시아(5874억달러), 대만(5489억달러), 홍콩(465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16억달러) 순이었다.
10위권 국가 중에선 중국(81억달러)과 일본(75억달러), 스위스(93억달러), 인도(65억달러), 대만(38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전월에 비해 증가했고 우리나라와 러시아(-56억달러), 싱가포르(-199억달러)는 감소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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