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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논란] 원금 탕감·소통 부족에 예견된 논란... 진화 나선 금융위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2-08-15 11:00:00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새 정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원금 탕감, 소통 부족 논란의 중심에 선 ‘새출발기금’ 제도의 세부안을 확정하고 금융권과 지자체 설득에 나선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원금 일부를 탕감해주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으로, 도입 전부터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위는 8~9월 중 관련법 시행령 개정을 마치고 전산 구축에 나선 후 10월부터 새출발기금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새출발기금 세부계획 차주 확정... 18일 금융권 대상 설명회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권을 대상으로 새출발기금 설명회를 연다.
이날 설명회에선 새출발기금 지원 범위와 대상, 신청 절차 등의 세부 실행방안이 공개될 전망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무 일부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지원 규모는 30조원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금융권의 부실 채권을 매입해 채무를 조정한다.
캠코 예산은 내년까지 3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연체 전이나 연체 90일 미만 차주에 대해 대출금리를 내려주고 최대 20년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준다.
90일 이상 빚을 갚지 못한 장기 연체자의 경우 원금의 60~90%를 감면한다.
국회와 정부는 새출발기금 조성을 포함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대책 실행을 위해 지난 5월 2차 추경에 나서 재원을 마련했다.
금융위가 별도의 정책설명회를 여는 건 금융권의 반발이 매우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은행권은 최대 90%에 달하는 원금 감면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지나친 원금 탕감이 부실 차주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원금 탕감을 받기 위해 고의로 연체한 후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새출발기금의 지원을 받는 부실 차주의 범위가 너무 넓어 은행권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신청대상을 코로나19 사태로 대출 만기 연장 조치를 받았거나 손실보상금을 받은 부실차주(또는 부실 우려 차주)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모든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자라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부실 채권을 캠코에 넘길 때 금융당국이 헐값 매각을 강요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일제히 반발했다.
새출발기금의 추친체계를 보면, 시중은행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재단)이 보증한 소상공인 부실(혹은 부실 가능성이 있는) 대출에 대해 재단에 대위변제를 요구하고, 대위변제로 인해 발생한 구상채권은 캠코가 낮은 가격에 매입해 원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상채권이 캠코로 넘어가면, 재단은 추심을 중단한다.
지자체는 부실률이 급증하면 대위변제가 많아져 재단의 손실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지자체가 손실 전액을 감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신용보증재단을 기준으로 연간 부실률을 10%로 가정하고, 구상채권 매입가율을 12%로 추정하면 연간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협의회 측은 “은행에서는 대위변제로 손쉽게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보증부 대출은 자율적 연장 대신 무조건 대위변제를 요구해올 가능성이 커, 지역재단의 대규모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손설 보전이 없을 시 보증 중단 사태가 발생해 자영업자가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초래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취약차주 그냥 두면 사회적 손실 더 커... 사회복지 측면에서 봐야"
금융권, 지자체 반발이 커지자 금융위는 해명에 나섰다.
새출발기금의 경우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 법원 개인회생 같은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기초로 설계됐고, 이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 상황에 맞게 원금·이자 감면율 등을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신용회복제도는 개인의 신용 채무밖에 조정할 수 없다.
개인사업자대출을 채무 조정할 수 있는 스킴(제도)이 없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최대의 피해자가 개인사업자니까 이분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게 새출발기금”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우려와 달리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자는 전체 대출자의 3%, 원금 감면을 받는 90일 이상 연체 차주는 극소수이고, 90일 이상 연체 시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돼 금융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고의로 연체하는 도덕적 해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사진=연합뉴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되면 신규 대출, 신용카드 이용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등 7년 동안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음을 고려할 때, 상환능력이 있는 차주가 원금감면을 받기 위해 고의로 연체하는 유인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는 취약차주를 지원하지 않아 채무 불이행자가 늘면 그만큼 사회적인 손실이 커져, 사회복지 측면에서 새출발기금을 바라봐야한다고 강조한다.
 
권 국장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늘어난 빚을 조정해주지 않으면 사회가 회복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이걸 방치하면 결국은 회복 불능 상태로 간다”며 “사회 안전망 측면에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자체 달래기에도 나섰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새출발기금을 포함한 새 정부 금융지원 정책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말에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금융지원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위는 9월 말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자로부터 신청을 받고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아주경제=정명섭 기자 jms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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