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절판 마케팅’ 매우 경계해야”
경기 불확실성 확대 및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보험업계 환경 변화가 가시화한 가운데 보험연구원은 올해 연구 방향으로 보험시장 리스크 관리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연구원은 최근 보험시장에서 발생한 유동성 리스크의 원인 중 하나로 ‘절판 마케팅’을 꼽으며 업계에 주의를 요구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31일 ‘2023 보험연구원 기자간담회’에서 “고령화와 기후변화의 큰 물결이 물가와 금리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늘어나는 정부의 역할과 민·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보험시장은 단기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속에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국제 규범과 다변화하는 보장 수요 대응 등 각종 도전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 |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보험연구원 제공 |
이에 안 원장은 △시장과 교감을 확대하는 시장 중심 연구 △정부의 산업 정책을 리드하며 민·관 협력의 토대를 제공하는 정책 연구 △미래 보험시장에 대비하고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보험경영 연구를 주된 연구 방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연금 정책과 건강보험에서 커다란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보험시장의 경계를 확대해 보험산업이 사회 후생을 높일 기회를 넓히고, 연구원이 이러한 정책 변화와 산업 혁신에 필요한 기초연구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최근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추진과 관련해선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서는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퇴직연금 등 다양한 노후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사적연금이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여러 선진국의 연금 개혁을 통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보험산업도 단기 수익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연금수익률 제고, 다양한 상품개발, 적극적 마케팅 등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연구원은 보험시장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급과 시장 안정’에 주목한 연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안정 측면에서 고물가에 대응한 보험금 관리와 시장 왜곡 최소화, 취약계층 가용성 등을 위한 규제 혁신 관련 연구를 추진한다.
아울러 장기대체투자와 시장안정펀드 등 보험산업의 장기 투자자 역할 강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할 방침이다.
안 원장은 올해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는 것을 두고선 “미래 이익을 희생하고 현재 이익을 추구하는 단기성과주의가 IFRS17의 시행을 계기로 지속가능 가치 경영이 정착하는 해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보험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절판 마케팅 행태에 대해선 쓴소리를 냈다.
절판 마케팅은 기존 보험상품이 보장 영역 축소 또는 예정이율 조정을 앞두고 있거나 비과세 요건 강화 등 각종 제도 변경을 앞두고 있을 때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형태로 주로 나타난다.
안 원장은 “(보험시장) 유동성 위기가 닥친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절판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절판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보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나 결국은 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절판 뒤 시장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리스크만 돌아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보험시장 리스크 관리와 건강성 회복 차원에서 보험사는 절판 마케팅을 매우 경계해야 할 것”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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