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주 A씨는 최근 높아진 이자 부담을 한시름 덜게 됐다.
최근 신청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로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서다.
2018년 11월 한 시중은행에서 35년 만기의 연 5.4%의 혼합(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연 3.6%의 혼합금리 상품으로 갈아탔다.
줄어든 이자는 월 25만원, 연간으로 환산하면 3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달부터 시작된 온라인·원스톱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차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낮은 금리의 대환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나흘 만에 신청 액수 기준 1조원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출시 초기 은행을 비롯한 각 금융회사가 대출 유지를 위해 마진율 하락을 감수하고 3%대 상품을 내놓으면서 차주들의 선택지도 넓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내놓은 은행 중 다수는 연 최저 3%대 초·중반의 금리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금리 하단은 연 3.61~3.65% 수준이다.
이날 기준 신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연 4.00~5.14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의 금리다.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보다도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연 3.42%, 케이뱅크는 연 3.50%의 금리 수준을 제공한다.
지방은행에선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 중인 대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이 연 3.10%로 가장 낮았다.
이외 경남은행(3.35%), 광주은행(3.45%), 부산은행(3.57%), 전북은행(4.08%) 등 다른 지방은행도 대부분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의 이런 금리 수준은 은행채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773%로 다수 은행의 갈아타기 상품 금리 대비 높았다.
이런 저렴한 금리 수준 외에도 각 사는 한시 이자 면제 등 다양한 이벤트로 차주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차주들도 적지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9~12일 나흘간 대출 비교 플랫폼이나 금융회사 앱을 통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조회한 차주는 9만6000여명, 이에 더해 신규 대출상품 조건을 확인한 차주는 3만8000여명에 달했다.
또 대출 조건을 확인한 후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차주는 5657명으로, 이들의 신규대출 규모는 1조307억원에 달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돼 실제 대환까지 영업일 기준 2~7일이 소요되는 이번 서비스의 특성상 같은 기간 대출 갈아타기의 모든 절차를 완료한 차주는 총 16명이었다.
이들은 대출금리가 평균 1.5%포인트 내려갔으며, 연간 약 337만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수준이 낮은 만큼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은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조기에 일일 여신한도를 초과해 다음 날 서비스를 재개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도 비대면 상품인 까닭에 각종 비용도 덜 들고, 대출을 유치할 필요가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시도하는 분위기"라며 "은행별 일일, 월별 한도가 정해져 있는 만큼 병목현상이 빚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는 대상이 한정적인 만큼 해당 여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갈아타기 대상은 KB, 한국부동산원 등 시세 조회가 가능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또 대출 실행 후 6개월이 지나간 대출이어야 하며, 정책금융상품이나 특정 협약 금융기관 취급상품 등은 제외된다.
아울러 연체가 된 대출이거나 법률상 분쟁이 빚어진 대출 역시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이번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엔 금융권도 갈아타기 상품 준비에 적극적이다.
삼성생명은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모니모'를 통해 진행 중이다.
조만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 채널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교보생명은 네이버페이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금융위원회의 대환대출 인프라(주담대·전세대출)에 참여한 보험사는 10곳, 저축은행 및 여신전문금융사는 4곳인 만큼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2금융권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말엔 전세자금대출을 대상으로도 갈아타기 서비스가 개시된다.
전세대출 갈아타기엔 은행권(18개사)과 보험업권(3개사)이 참여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대출 실행 후 3개월 이후부터 임차계약기간의 2분의 1(통상 1년)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갱신 시엔 임차계약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부터 15일 전까지만 가능하다.
역시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등을 이용하거나, 대출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등은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