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보고서 제언
시총 3000억 이상 기업 보유주
다른 상장사 지분 500조원 이상
보통주 자사주 72조보다 큰 규모
“매각 통해 주주환원 재원 활용
시장에 본업 집중 긍정 메시지”
지주사 등이 보유한 다른 상장사 지분, 즉 타사주를 주주환원에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이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려면 부채 부담이 작아야 하고 현금 및 유보금도 넉넉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 의지만 있다면 타사주 지분을 매각해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기업의 우리나라 보통주 시총 2500조원 중 500조원 이상이 다른 상장사가 보유한 지분으로 나타났다”며 “대부분인 446조원은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과 그 계열사가 지주회사 체제를 이용해 다른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이는 한국 기업들의 보통주 자사주 72조원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밝혔다.
KB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의 시총은 1조5050억원, 보유한 상장사 지분은 6조7400억원이다.
시총 대비 보유 상장사 지분이 4배를 넘어 447.7%에 달했다.
두산은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두산로보틱스(68.2%), 두산에너빌리티(50.6%)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지주사인 농심홀딩스(334.8%), 한화(286.9%) 등도 시가총액 대비 보유 상장사 지분율이 높았다.
최근 고려아연과 배당금 분쟁 중인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25.2%)을 포함한 2조532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시총(9230억원) 대비 274.4%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지주사 등 입장에서 지배구조를 깨뜨릴 수 있는 지분 매각은 꺼릴 수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모든 타사주가 그룹 계열사 것은 아니다”며 “자본 효율화를 위한 지분 매각·정리는 본업에 집중하거나 부실 사업을 정리해 주주환원을 늘릴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시장에 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타상장사 보유 지분이 많으면서 최근 3년 내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투자 대상으로 주목해볼 만하다.
시총이 1조1890억원인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7.7%(3조1650억원)를 들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자사주 428억원치를 소각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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