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주식이 어른만의 부업이 아닌 시대다.
미성년자 장기투자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주식계좌를 만들어 장기 투자하는 방식이다.
현금 증여 후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행 세법 기준 10년간 2000만 원이니 큰 부담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또 현금 증여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대박’ 나더라도 미리 증여세를 신고했기 때문에 세무조사에서도 편하다는 입장이다.
꾸준히 장기투자만 잘한다면 배당으로 매월 돈이 들어온다니 솔깃하다.
매년 명절이나 어린이날 고액의 브랜드 옷을 선물하거나 용돈을 주는 것보다 주식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부분도 크다.
회사원 A씨도 기념일에 받은 아이들의 용돈을 저금 대신 삼성전자 1주씩 매수해줬다고 했다.
◇ 장기투자 목적으로 여전히 삼성전자 ‘인기’
대부분 자녀의 첫 투자처로 삼성전자를 손에 꼽는다.
당장의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으로 보유할 생각으로 보다 안정적인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상장지수 펀드와 관련해 균등하게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20세 미만 주주가 전체 주주의 8.38%인 39만1869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주식은 46주로, 지난해 말 종가(7만8500원)로 환산하면 1인당 약 361만1000원이다.
매년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 증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연말 기준 2010년 1.83%(2638명)에서 2019년 3.21%(1만8301명)로 올랐다.
2018년 5월 주식 1주를 50주로 액면분할 한 효과로 보인다.
2020년 5.34%(11만5083명), 2021년 7.07%(35만8257명), 2022년 7.42%(43만1642명)로 크게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월27일까지 자체 미성년 고객 거래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미성년 고객이 가장 많이 거래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36.6%), 삼성전자우(10.3%)로 조사됐다.
이어 카카오와 네이버, 에이피알이 나란히 8.6%를 기록했으며, 현대차(7.4%)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 ‘글로벌 시대’ 테슬라 등 해외 주식에 관심↑
금융 조기교육의 필요성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사들은 자녀를 대상으로 ‘주식 선물하기’와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자녀 계좌 개설 서비스가 인기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 주식으로 판을 키우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고 테슬라, 엔비디아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삼성전자 주가가 더딘 흐름을 보이자 해외 우량주를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부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 따르면 올 1~5월 미성년자 순매수 종목 가운데 1위는 테슬라다.
최근 AI 열풍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TIGER 미국S&P500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B씨는 “아이들에게 언제쯤 주식계좌를 알려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라며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알려줘야 한다는 분이 계시고, 반대로 미리 말해주라는 분들도 계시더라. 아직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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