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무료 배달’, 소비자들에게 혜택 아닌 손해 아니냐는 지적
규제 수단 마땅치 않아…‘이중가격’에 대한 명확한 제도 없기 때문
현행법상 이중가격제 강제 규제할 수는 없어…서민들 근심 깊어져
 | 서울의 한 음식점 앞에 주요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나란히 붙어있다.
뉴시스 |
배달음식 가격을 더 받는 이른바 ‘이중 가격’ 시스템 때문에 소비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배달앱 ‘무료 배달’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아닌 손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무료 배달 정책 이후 배달 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는데, 한편에선 이같은 이중가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12일 배달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배달 가격이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샌드위치는 400원이, 치킨 8조각은 1700원이 더 비싸다.
배달 가격에 평균 5% 높은 가격을 적용한 것이다.
한 김밥집도 최근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500원씩 올렸다.
최근 경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장보다 배달 가격이 비싼 곳은 10곳 중 4곳이었다.
소비자들이 반기지 않는 이같은 이중 가격을 매긴 이유는 '배달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에는 배달앱 주문에서 업주 몫의 배달비를 식당이 조정할 수 있었는데, 점차 재량권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배달이 되레 업주 부담을 키우고,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서울 시내 식당 10곳 중 6곳 가까이는 이중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다.
배달앱이 수수료 등을 인상할 경우 절반 정도는 음식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였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중가격 자체에 대한 명확한 제도가 없기 때문.
공정거래법은 거래 상대방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가격차별을 ‘불공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단순히 같은 상품이 다른 가격에 판매된다는 것 이외에도 거래 조건의 부당성이나 경쟁사업자 배제 의도 등이 증명돼야 한다.
자칫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현행법상 이중가격제를 강제로 규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 안 그래도 고물가에 힘들어하는 소비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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