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동결에도 시장은 반색
인하 기대감 여전·5월 CPI 전망치 하회
증권가 “인플레 등 불확실성 해소 이벤트”
간밤 나스닥·S&P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도 외인 1.5조 순매수… 26P 상승
한은 금리인하 4분기나 2025년 전망 우세
전문가 “美 인하시기 전후로 단행할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도 기존 ‘3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
당분간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임에도 국내외 주식시장은 반색했다.
연준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매파적 입장을 보였지만, 시장은 여전히 연내 2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AP뉴시스 |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 조치로 한국은행은 빨라야 4분기에 1차례 내리거나 아예 내년으로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72포인트(0.98%) 상승해 2754.8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1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서면서 장을 이끌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100원(2.75%) 오른 7만8600원에 장을 마쳤고, 7000원(3.26%) 뛰어 22만2000원에 장을 마친 SK하이닉스는 다시 52주 신고가를 작성했다.
코스피 상승은 간밤 역대 최고가를 쓴 뉴욕 주식시장을 통해 예상했던 국면이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5.71포인트(0.85%) 오른 5421.0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가 5400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64.89포인트(1.53%) 올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인 1만7608.44까지 다다랐다.
 | 코스피가 전 거래일(2728.17)보다 26.72포인트(0.98%) 오른 2754.89에 장을 마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
연준이 지난해 9월 이후 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고, 향후 인하 전망도 3번에서 1번으로 줄이는 등 매파적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 3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했는데, 이날엔 5.1%로 0.5%포인트 끌어올렸다.
연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만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인 셈이다.
실제 FOMC가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를 보면 위원 19명 중 4명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았다.
7명은 한 차례 인하를, 8명은 두 차례 인하를 각각 예상했다.
시장은 연준의 전망을 ‘매파’로 해석하지 않았다.
연준 점도표에서 내년 인하(전망) 횟수가 4회로 늘어나는 등 기조적인 인하 사이클은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 3.3% 상승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하회하자 낙관적 전망 재료로 삼았다.
이어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 않게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6월 FOMC와 5월 CPI 결과는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매파로서 연준의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재상승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켜준 이벤트였다”며 “8월 잭슨홀 미팅까지 증시는 실적 등 본연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코스피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한은이 언제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냐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로 미국과 2%포인트 차이다.
한은이 빨라야 4분기에 한 차례 내리거나 아예 내년으로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승훈 KB경영연구소 금융경제연구센터장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이후 2% 중반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고려해 한은이 10~11월 1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금리 인하 시기가 크게 다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어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를 전후로 국내 인하도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한은은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에나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미 연준이 9월에 ‘피벗’(금리 인하)을 시작하면 한은은 10월이나 11월, 연준이 11월이나 12월에 내리면 (한은은) 내년에 인하에 나서는 등 연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도형·김수미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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