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중 약 30%만이 독립적인 ESG 데이터 인증을 위한 정책, 기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정KPMG는 18일 '연례 ESG 공시·인증 준비지수(KPMG’s annual ESG Assurance Maturity Index)'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다양한 산업, 지역, 매출 규모에 속한 고위 경영진 및 이사회 구성원 100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ESG 공시·인증 준비 현황을 분석했다.
기업을 '선도(Leaders)', '발전(Advancers)', '초기(Beginners)' 단계로 분류하고, 각 그룹의 준비지수를 계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SG 공시·인증 준비를 마쳤다고 답한 '선도' 그룹은 29%에 불과했으며, 이는 9개월 전 25%와 큰 차이가 없다.
올해 '선도' 그룹과 '발전' 그룹의 평균 준비도는 각각 3.4%, 1% 증가했지만, '초기' 그룹의 평균은 5.3% 하락했다.

'선도' 그룹은 공시·인증 준비가 진행될수록 비용 절감, 제품/서비스 품질 향상, 비즈니스 리스크 감소, 직원 참여도 개선, 신용 등급 향상,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혜택이 커진다고 봤다.

반면 '초기' 그룹은 ESG 공시·인증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에 미온적이었다.
'초기' 기업 중 ESG 공시·인증이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는 응답은 '선도' 그룹과 3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초기' 그룹의 ESG 공시·인증을 빠르게 진전시키기 위해 별도의 정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출이 높을수록 ESG 공시·인증이 더 진전된 경향을 보였다.
매출 100억 달러 이상의 기업에서는 평균 준비 점수가 55.1점인 반면, 매출 50억 달러 이하의 기업에서는 39.3점에 불과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가 최고 점수(52.4점)를 기록했으며, 독일(52.3점), 일본(50.2점)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44%는 내부 기술 및 전문성 확보를 ESG 공시·인증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54%의 기업이 외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선도' 단계 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59%로 더 높았다.

공급업체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ESG 공시·인증의 중요한 단계이며, 특히 Scope 3 탄소 배출량 계산에 큰 역할을 한다.
'선도' 기업 중 42%가 공급업체에 구체적인 제품 정보를 요청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2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황정환 삼정KPMG 파트너는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등이 시행됨에 따라 한국 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ESG 공시·인증 준비가 시급한 시점인 만큼 기업은 ESG 데이터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외부 인증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