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집 걱정 없이 출산·결혼”
신생아 특례대출 적용 대상 확대
부부 합산 2억 소득 가구도 혜택
서울 집값 상승세 부추길 우려도
정부가 19일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는 청년들이 주거 걱정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신생아 우선공급 확충과 신혼·출산 가구 분양주택 청약요건 완화 등도 병행해 ‘내 집 마련 걱정 없이 출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다는 게 정부 의도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이날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 주거 문제를 핵심 분야로 꼽은 데는 청년들이 집 걱정 때문에 결혼, 출산을 단념하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식변화’에 따르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결혼하지 않는 이유 1위는 ‘주거비용 등을 포함한 결혼자금 부족’(33.7%)이다.
 |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
최저 연 1%대 금리의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을 부부합산 연 1억3000만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2025년 이후 출산 가구 한시적으로 2억5000만원)로 낮춘 것도 청년들의 주택자금 마련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방안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은 뒤 추가 출산한 가구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는 기존 0.2%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 청약 기회도 늘어난다.
청약 신청자의 결혼 전 청약당첨 이력은 배제되며, 무주택 조건은 입주 모집공고 시에만 충족하면 되도록 완화된다.
정부 관계자는 “분양 시 적용되던 결혼 페널티를 결혼 메리트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특공에 당첨된 이력이 있더라도 신규 출산 가구라면 한 번 더 특공 청약이 가능토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출산 시 추가 청약이 가능한 특공 유형은 신생아,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특공으로, 입주 전 기존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출산 가구가 일반 가구보다 아파트 청약당첨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소득 출산자에 대한 저리 대출 사각지대를 줄임으로써 사실상 대부분의 신생아 출산자가 주택구입 시 저리 대출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선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공급 부족 흐름 등과 겹치면서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세 및 매매가격 오름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가격) 상승 압력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 소장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우려 지역은 전셋값과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부는 대출 요건 완화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출산하는 사람이 적은 데다 연 소득이 1억3000만원을 넘는 부부도 한정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 시) 여러 가지 제한 조건이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나 주택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 영향이 있을 정도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꾸준한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문제가 가시화한 현시점에서 국가정책 자체가 출산인구 증가에 중점을 두는 만큼 주택 분야를 포함해 그에 적합한 세부방침을 제시하고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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