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퀄컴·TSMC 등 반도체 줄줄이 급락
“AI 열풍 과열…투자자 지나친 기대에 우려”
끝모르고 올라가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3거래일째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I 열풍을 타고 급등했던 다른 반도체 기업 주가도 줄줄이 내리면서 AI 관련주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 |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모습. AP연합뉴스 |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68% 내린 118.11달러(16만39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135.58달러의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이 기간 주가는 12.8%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10% 급락했던 지난 4월 20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3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도 2조9370억 달러를 나타내며 3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시총은 이날 하루 사이 2080억 달러(약 288조원), 18일 이후 3980억 달러(약 551조원) 증발했다.
지난 18일 엔비디아는 시총이 3조3350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주가 급락으로 시총 순위는 3위로 되돌아갔다.
엔비디아 주가의 하락은 그동안 주가 급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온 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AI 열풍을 등에 업고 2022년 말(10분의 1 액면 분할 환산 14.61달러) 대비 전 거래일(126.57달러) 7.5배 급등했다.
올해만 해도 주가 상승률은 약 150%에 달했고, 회계연도 1분기(2∼5월) 실적 발표날인 지난달 22일 이후 최근 한 달간 주가는 약 30% 뛰어올랐다.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잠잠하던 ‘AI 거품론’은 다시 부각될 조짐이다.
실제 이날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I 열풍을 타고 올해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기업들이 대부분 조정을 받았다.
다음 ‘시총 1조달러 클럽’이 유력해 보였던 브로드컴은 3.70% 하락하며 시총이 7411억달러로 쪼그라들었고, 퀄컴도 5.50%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2.37%, 어도비는 1.74% 내렸다.
인텔은 1.67% 떨어졌다.
주식예탁증서(ADR)로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ASML도 3.34% 떨어졌고, Arm 5.76%, TSMC 3.54% 급락하는 등 세계적 반도체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주가 휘청이면서 이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2.54포인트(1.09%) 떨어진 17,496.82에 장을 마쳤다.
AP 통신은 “엔비디아가 지난주 MS를 제치고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주식에 오른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며 “AI 열풍이 너무 과열돼 주식 시장의 거품과 투자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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