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5월 경상수지가 2년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개선 흐름이 지속되면서 6월 경상수지 역시 대규모 흑자가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89억2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21년 9월(95억1000만달러)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대 흑자다.

경상수지는 작년 5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4월 외국인 대규모 배당 지급으로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한 뒤 1개월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우리 주력품목 수출이 견인했다.
5월 수출(589억5000만달러)은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승용차 등이 증가하면서 8개월 연속 증가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53% 늘었고 정보통신기기는 18%, 석유제품은 8.2%, 승용차는 5.3%, 기계류·정밀기기는 5.3% 증가했다.
반면 화공품(-1.9%), 철강제품(-10.9%)은 줄었다.

한은은 상반기 우리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79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미 5월까지 254억7000만달러를 달성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00억달러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개선되면서 8개월 연속으로 상품수출이 증가했다"며 "덕분에 경상수지 흑자폭이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집계된 6월 통관기준 상품수지가 5월보다 늘었다"며 "6월에도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 경상수지를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동남아시아(30.4%), 미국(15.6%), 중국(7.6%), 일본(2.4%)은 수출이 증가했지만 유럽연합(EU·-2.2%)은 감소했다.

5월 수입은 502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등이 감소 전환했다.
통관 기준 석유제품, 가스 등 원자재는 전년 동월 대비 1% 감소했고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자본재는 3.3% 줄었다.
가전제품, 직접소비재 등 소비재는 2.1% 줄었다.

송 부장은 "반도체와 승용차 등 비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수입도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면서 양쪽의 차액을 나타내는 상품수지는 87억5000만달러로 1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 역시 2021년 9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대다.

5월 서비스수지는 여행, 가공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건설(2억9000만달러)은 흑자를 이어갔지만 여행(-8억6000만달러), 가공서비스(-5억5000만달러) 수지 등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수지는 특허권 및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늘면서 1억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17억6000만달러 흑자 전환했다.
전월 외국인 대규모 배당지급의 영향이 해소되면서다.
급료 및 임금은 1억9000만달러 감소했고 투자소득은 19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월에 75억8000만달러 증가해 1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직접투자는 55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3억3000만달러 증가해 2022년 4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로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송 부장은 "자동차와 2차전지 등 해외 직접투자를 주도했던 분야에 대한 투자가 4월에 감소했다가 5월에 다시 증가하면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5개월 만에 최대규모로 늘었다"고 밝혔다.

5월 증권투자는 4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71억달러 증가했으며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3억2000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22억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