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관련 법·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향후 금융업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향후 카드사 수익성은 악화하는 반면 은행권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티몬·위메프 사태와 금융업 영향'에 따르면 이번 티메프 사태의 원인은 복잡한 결제 분업구조와 결제-정산 시차를 이용해 유동성을 유용한 티메프 모회사(큐텐)에 있다.
이 과정에서 오픈마켓 결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신석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온라인 지급결제 전반의 취약성과 기업의 도덕적해이가 동시에 나타났다"면서 "관련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차원의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결제업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봤다.
정부가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 도입 의무화와 정산주기 단축,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역할과 책임 강화를 추진중이다.
이로 인해 100여개의 중소형 PG사 등 PG업계 전반의 위축과 재편이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는 빅테크 커머스와 결제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쇼핑 등 빅테크 성장이 가속화하고 결제 편의성을 갖춘 빅테크의 지급결제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신 수석연구원은 "PG기능을 내재화한 빅테크 커머스는 이번 사태에서 카드사와 달리 신속한 결제 취소 등의 장점이 확인됐다"면서 "향후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련 서비스 의존도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경험할 것으로 봤다.
PG업계가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번 사태의 피해 분담 등을 명분으로 카드사와 수수료 인하 협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7개 전업 카드사는 PG협회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PG협회의 거센 반발로 0.02~0.04%포인트 인상에 그쳤다.
정부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지속 추진하고 있어 향후 PG업계와의 수수료율 조정도 난항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중은행 등 은행권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에스크로 중심으로 온라인 결제 금융 상품 수요가 확대되고 에스크로 관련 파생 금융상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일평균 에스크로 규모는 2021년 1515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1603억80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시장 대부분을 PG사와 오픈마켓이 점유중이다.
신 수석연구원은 "현재 전자상거래 에스크로는 PG 서비스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의 PG업체 규제 상황에 따라 시중금융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PG와 오픈마켓의 에스크로 서비스 공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에스크로·결제·선정산 대출 연계 등 복합 금융 서비스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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